3일차 "알페디시우시"

by Ju de Pomme

본격적인 여행 시작. 일기예보에 앞으로 5일동안 해가 쨍하다. 우리가 있을 14일의 예보를 보니 여행 말미에 비가 꽤 몰려있었다. 우리는 이 쨍한 날씨를 최대한 누려보기로 하며 이 기간동안 주요 지역을 방문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어제 오르티세이 사전 답사에서 배운데로, 차 대신 대중 교통으로 오르티세이를 방문하기로 하고 아침부터 길을 나섰다.


운이 좋았는지 캠핑장 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아 금세 우리가 타야하는 170번 버스가 도착했다. 170번 버스는 만석이었는데, 다행히 다음 정류장이 세이저 알럼 반(Seiser Alm Bahn)이다. 알페디시우시(Alpe di Siusi)행 곤돌라를 타기위해 내려야 하는 정류장이어서 꽤 많은 사람이 하차를 했다. (알페디시우시로 갈 수 있는 곤돌라 혹은 케이블카 정류장은 두곳이 있는데, 한곳은 이곳 세이저 알람 반에 있고, 다른 한곳은 오르시테이에 있다. 우리는 오르시테이에서 상행선을 타고 트래킹을 한 후 하행선을 타고 이곳, 세이지 알럼 반, 으로 내일 예정이다.) 우리는 자리를 한자리씩 차지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오르티세이로 가기 위한 버스로 갈아타야하는 카스텔로또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이 정류장도 어제 마을을 돌아보다 우연히 미리 와본 곳이어서 마음이 편안했다. 카스텔로또 버스 정류장에서 몇분 기다리지 않아 172번이 도착했다. 이 정류장은 왠지 지역 버스를 연결하는 버스 환승센터 같아 보였다. 그래서 그런지 172번 버스는 거의 비어서 도착했다.


172번을 타고 약 20-30분정도 지나 오르티세이 광장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오르시테이는 돌로미티 서쪽 지역의 거점 도시로 돌로미티 산으로 오르는 곤돌라/케이블카가 3개나 있다. 우리는 알페디시우시행 곤돌라를 타기 위해 이정표를 따라 이동했다. 알페디시우스행 곤돌라는 세체다행 곤돌라 반대방향에 있어 냇가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야 했다. 곤돌라 정류장이 워낙 크다 보니 위치를 쉽게 찾을 수 있고, 안내 표지판도 여러곳에 적절히 배치되어 있어 아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매표소에서 3일권(140유로)을 구매한 후 드디어 첫 산행에 올랐다. (하루에 47유로 정도하는데, 알페디시우시 상행권이 27유로였다. 하루에 최소 3개 이상의 곤돌라/케이블카를 타면 본전이 빠지는 셈이다.)


곤돌라는 높게 솟은 알프스의 산을 거침없이 올라 우리를 산 언덕배기 정도에 올려다 주었다. 곤돌라를 내려 처음 본 관경은 가히 경의로웠다. 그 높고 험한 산속에 이런 초원을 숨겨 두다니, 탄성이 절로 나왔다. 눈 앞에는 초원에 펼쳐지고 그 넘어로는 말 그대로 신이 만든 조각처럼 제 각각의 모습을 한 돌 산이 병풍처럼 펼쳐졌다. 그 사이로 여러갈래의 트레킹 코스가 트레커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미리 계획한 트레킹 코스를 따라 첫 트레킹을 시작했다.

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619227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JAv7iL6VbLyXzxWuIV67nY8ZM3k%3D 알페디시우시 상행선 정거장 뷰

친구와 함께한 알프스 트레킹은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 확실히 스위스 알프스와 이탈리아 알프스는 다른 “맛” 이었다. 구름이 손에 닿을 듯한 높은 산에 올라 장난감 처럼 보이는 마을을 보며 경사진 산을 내려오는 것이 스위스 알프스의 트레킹이라면, 이탈리아 알프스의 트레킹은 멀리서 보면 평지같아 그닥 힘들어 보이지 않는 넓은 들판을 양쪽 앞뒤로 펼쳐진 돌산을 감상하며 하는 트레킹이라고 할 수 있다. 멀리서는 평지 같지만 그래도 내리막과 오르막이 적절히 조화된 꽤 재미있는 트레킹 코스이다.


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619227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4SvxIVfxCNPwMvcllQHAxRkUBYM%3D 알페디시우시 트레킹


이렇게 한시간 정도 트레킹을 한후 다음 행선지인 살트리아에 도착했다. 시간은 대략 1시 30분 정도. 우리의 원래 계획은 이 근처 어딘가 드 넓은 초원에 앉아 준비한 샌드위치로 점심을 해결하는 것이었는데, 살트리아는 버스가 드나드는 곳이라 그런지 사람도 꽤 많고 앉아서 여유롭게 점심을 할 만한 곳은 없었다. 계획을 바꿔 다음 행선지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버스를 기다렸다. 이 곳 버스도 캠핑장에서 준 버스 프리패스로 이용이 가능할 줄 알았는데, 별도로 티켓을 구매해야 했다. 1인 요금은 4유로이고, 카드 사용은 불가했다. 유럽 여행에서 어느 정도의 현금 지참은 필수라 생각하고 챙겨온 현금이 유용하게 사용됐다.


살트리아에서 산악버스를 타고 20여분 정도 이동해 콤파치오 마을에 도착했다. 콤파치오 마을에서 파노라마 리프트를 타야하는데, 마침 친구가 참고를 많이 한 블로그에서 친절하게, "가는길에 '파노라믹 리프트'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이 있으니 그 곳과 헷갈려서 내리지 말고 조금 더 버스를 타고 올라와야 한다"고 했는데, 마침 가는길에 "파노라믹 리프트“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이 보였다. 이 레스토랑을 지나 몇분 후 우리 종착지에 도착했다. 이 곳에는 리프트 한개와 곤돌라 한개가 있는데, 하나는 파노라믹 리프트이고 다른하나는 오늘 아침 지난 세이저 알럼 반 마을로 내려갈 수 있는 곤돌라이다. 우리는 곤돌라 정류장 앞 벤치에 앉아 준비해온 샌드위치를 먹으며 허기를 달랜 후 파노라마 리프트를 타기위해 언덕을 내려갔다.


언덕을 내려갈때부터 날씨가 흐려지기 시작했는데, 리프트를 타니 비가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정상에 도착해 막 트레킹을 시작하려 할때부터는 비가 쏟아졌다. 출발 전 확인 한 날씨에는 비가 없었기에 나는 우산을 준비하지 않았는데, 마침 친구가 본인의 자켓은 약간의 방수가 되니 자신의 우산을 사용하라고 흔쾌히 내주었다. 그래도 트레킹을 하기엔 비 양이 꽤 되었고, 날씨도 쌀쌀해 리프트 정류장에 붙어있는 파노라믹 산장 카페에서 비가 잦아들때까지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파노라믹 산장에는 비를 피하기 위한 트레커들로 붐볐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점심시간이 막 끝나갈때 쯤 이었는데, 내심 음료만 마신다고 하면 문전박대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전혀 게의치 않고 오히려 따뜻한 안쪽자리로 안내해 주었다.


나는 꽤 얇은 옷을 입고 있어 몸이 추웠던 터라 따뜻한 생강 오렌지 차를 주문했고 친구는 카푸치노를 주문했다. 그렇게 한 30분 정도 있으니 몸도 따뜻해지고 비도 잦아 들었다. 우리는 돌로미티 여행 전문 블로거가 추천한 ”에델바이스 산장“으로 다시 트레킹을 시작했다.


에델바이스 산장은 파노라마 리프트에서 내려 1시방향쪽에 위치해 있었다. 길을 따라 30여분의 트레킹을 하니 언덕 위에 에델바이스 산장이 보였다. 길이 험하지 않아 그런지 반려견과 트레킹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 각양각색의 반려견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언덕 아래에서 보니 에델바이스 산장은 그리 특별해 보이지 않아 그냥 멀리서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길을 돌렸다. 만약 우리가 비를 피하기 위해 파노라믹 산장에 들리지 않았다면, 에델바이스 산장에서 차 한잔하며 휴식을 취하기 딱 좋았을 것 같았다.








라마커플

병풍처럼 펼처진 돌로미티의 바위 봉우리는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모습을 선사하며 장엄함을 뽑냈다. 이렇게 만족스러운 첫 트레킹을 마치고 다시 파노라마 리프트로 돌아왔다. 비가 그치고 계획한 트레킹을 마친 탓인지 파노라마 산장 앞의 두마리의 라마가 눈에 들어왔다. 고개를 풀에 박고 실세없이 풀을 뜯고 있어 처음엔 무슨 동물인지 확실치 않았는데, 우리 건너편에 친절하게 이 라마 커플의 이름이 쓰여져 있었다. 라마는 남아메리카에 사는 동물이 아니었던가? 아무튼 귀여운 라마 커플도 보고 산장 주변도 살펴본 후 다시 리프트를 타고 내려왔다.


파노라믹 리프트에서 내린 후 언덕을 10분정도 올라 세이저 알럼 반 마을로 내려가는 곤돌라를 타고 마을로 내려왔다. 이 곤돌라는 꽤나 길었는데 한 15분 정도 내려온 것 같다. 미리 봐둔 마을 근처의 슈퍼에서 저녁거리를 산 후 캠핑장으로 가는 170번 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트레킹 도중 비를 만난 것만 빼면 아침부터 순조롭게 시작한 첫 트래킹이었다. 친구가 전날 지드래곤 꿈을 꿔서인지 운이 아주 좋은 하루 였던것 같다.

이전 02화2일 차 "오르티세이"와 "카스텔로또" 마을 방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