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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싼타페 Jun 02. 2020

삼일천하 이후

브런치 팀의 사악한 술수

    지난 한 주간은 구름 위를 떠다니는 느낌으로 살았다.  브런치 가입과 첫 글 발행 후 처음으로 조회수 1,000과 구독자 70명을 돌파하였기 때문이다.  아, 얼마나 가슴 뛰고 벅차 오르던지.  밖으로 나가 지인들을 붙잡고 행인들을 붙잡고 자랑하고 싶었지만 이곳은 한국이 아니니 참는 것 이외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해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그렇게 혼자만의 즐거움에 빠져있었다.  하지만,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즐거움은 달랑 3일이었다.

    삼일천하(三日天下).

    삼 일간 비슷하게 유지하나 싶더니 이내 그래프가 뚝뚝 떨어진다.  얼른 다른 글들을 발행해보았지만 꺽어지는 그래프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아.

    그래도 별 실망감은 없었다. 그저 원상복귀하는 것일테니. 한 편으로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덕분에 글 쓰기에 재미가 붙었다.  작가들의 글을 갈취하기 위한 브런치팀의 술수라는 어느 분의 한 마디가 그렇게 공감이 될 수가 없었다.  결국 나도 그들의 사악한 술수에 휘말려 글을 쓰는 재미를 맛 보아 버렸다.  그래도 후회는 없다.  없겠지.  없을 거야.  없어야 할텐데...


    29일 공모전 결과 발표일에도 기대를 전혀 안한 것처럼 무심하게 지냈지만 나의 손가락은 29일 하루 동안 핸드폰을 집어들고 메일 앱을 누른 것이 몇 번인지도 모르겠다.  당선이 되었으면 한 번 누른 것으로 확인이 되었겠지만 떨어졌으니 아무리 메일을 열어봐도 확인이 될 리 없다.


    공모전 역시 기대는 전혀 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공모전은 순 핑계에 불과했고 코로나 사태로 비어버린 시간들을 이용해 해묵은 옛 상처들을 하나 씩 꺼내어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치유할 것은 치유해 보고자 글이라는 수단을 이용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공모전이니 조회수니 하는 것들은 전혀 안중에도 없었다.  물론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그리 간단치는 않아서 약간의 욕심이 생기기는 했다. 

    조회수의 하향곡선(이 아니고 직선)을 보며, 그리고 110명이 넘는 구독자 수를 보며 원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시도에 착수하였다.  조금전 하나 올려보았는데 글쎄, 마음이 어떻게 표현이 안된다.  사실과 허구를 뒤섞어 놓은 소설처럼 쓰기는 했는데 완성한 후에 올릴까 하다가 고의적으로 완성이 안될 것 같아 반 정도 쓴 상태에서 올리기로 했다.  

    써 가면서 고치고, 고치면서 쓰다보면 완성되겠지.  그러다보면 옛 상처들도 이제는 치유되겠지. 이가 튼튼하지 못하면 고기를 제대로 맛 볼 수 없듯이 내면이 건강하지 못하면 세상을 제대로 만끽할 수 없을테니 건강해져야겠다.  꼭.


    하루 이틀도 아니고 삼 일이나 하늘 위를 날아다녔으니 이제 그만 땅으로 내려와 할 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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