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체충계와 친해져야 한다
'너 살쪘지? 너 두턱 되었다야'
살이 찐 걸 너무나 잘 아는 나에게 굳이 그렇게 확인해 줄 필요는 없지 않은가.
동료의 이런 팩폭에 쉽게 마음이 상하지 않을 만큼의 내공이 없지도 않다. 그러나 20여일만에 보는 사람이, '턱 두 줄 된 것을 본 적이 없는데 언제 두턱이 되었냐' 말을 하니 적잖이 당황스럽다.
스스로에게 너무 관대했다는 생각에 순간 확 긴장감이 몰려왔다.
그렇잖아도 이래저래 스트레스인데 살찌는 것까지 신경쓰고 싶지 않아 체중계조차 올라가지 않은 지 오래다. 남들과 같은 다이어트까지는 아니어도 매일 아침 몇백그램의 변화를 관찰하며 밥 몇 숟가락을 조절하고 나름 관리하는 여자임을 말하며 니 더 먹으란 소리를 원천차단하던 것도 귀찮았다. 그래서인가, 하아.. 두턱이라니.. 체중계 앞자리 숫자를 무시한 당연한 결과 아니겠나. 관리하는 여자로 살지 않은지 얼마 되지도 않아 이런 소리를 들으니 역시나 기초대사량이 부족한 나이를 또 탓해야 하는 것인가.
당장 퇴근부터 계단으로 내려가야지, 집에 들어갈 때도 엘리베이터를 타지 말아야지, 스쿼트 200개를 반드시 하고 자야지, 플랭크도 빼먹지 말아야지... 그래, 다시 관리하는 여자가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