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마음을 다해 살아가는 법
최근 우리 집엔 새로운 식구가 생겼다.
체리 새우라고 큰애가 방과 후 과학실험 시간에 분양받아온 친구였다.
빨간 몸통에 여러 개 달린 발들이 꼬물거리는 게 조금 귀엽긴 했다.
열 살 아들은 매일 안부인사를 건네며 두 개씩 밥을 주었고,
물이 더러워질까 그다음 날 아침이 되면 예전에 줬던 밥을 건져내라고 성화였다.
그렇게 애지중지 보살피던 새우가
날이 더워진 집에 홀로 남겨져 있다가 그만 죽고 말았다.
집에 사람 아닌 무언가를 키워본 적 없는 나로서는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내가 일 하러 간 사이 집에 온 친정 엄마가 둥둥 떠있는 사체를 가만 놓아둘 수 없어 치워 버렸고,
아이는 학교 다녀온 다음 이 절망스러운 상황에 맞닥뜨려야 했다.
눈물을 뚝뚝 흘리며 어린 아기처럼 엉엉 우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짠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다.
"새로 사줄까?"
이런 말을 해서는 안 됐는데, 그저 울음을 그치게 하고 싶다는 욕심에 자본주의적 발언을 해버렸다.
"엉엉. 그 새우는 내가 키운 새우가 아니잖아. 사진이라도 찍어 놓을걸. 엉엉."
그래. 네 말이 맞지.
결국 네이버에서 찾은 체리새우 사진을 출력해서 추모비를 만들어주고, 편지도 적고 난 뒤에야
아이는 진정할 수 있었다.
사랑하고 이별하고, 나 역시 한 때 그랬기에
온 마음을 다해 순간을 사는 이들에게 남아있는 순수한 감정이 나를 자꾸 미소 짓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