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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세량 May 21. 2019

대림 경찰 폭행 사건  : 국민은 학생이 아니다.

사건을 다루는 언론과 경찰의 미흡함.

난 의경으로 복무했다. 내 친구들도 대부분 그랬다.


그래서인지 지금 경찰로 근무하는 친구도 꽤 된다. 그들이 여경과 남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현장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할 수도 있고 나만의 생각도 있다. 하지만 난 오늘 그것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여경이 대처를 잘했느냐, 안 했느냐, 이것이 여성 혐오인가 아닌가도 별로 논하고 싶지 않다. 난 오늘 이 사건을 좀 다른 면에서 보고 싶다. 그리고 이 사건을 다루는 언론과 경찰의 한심함과 미흡함, 또한 그들이 국민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비판하고자 한다.


#국민은 공직자에게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공직이란 뭘까?


국가의 녹을 받으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것이다. 경찰은 치안을 지키고, 소방관은 국민의 안전을 지킨다. 그 외 다양한 공무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국민과 국가를 위해 일한다. 공직자와 국민은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며 서로 주고받는 게 있는 관계인 셈이다.


그렇기에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직자에 대해 비판과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이는 권리다. 경찰이든, 환경미화원이든, 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누구든 국민은 그들의 일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잘 모를 경우 물어볼 수 있고 비판할 수 있다. 물론 기본적인 예의를 어기지 않는 선에서 말이다.

이번 일도 마찬가지다. 인터넷 특성상 과격하고 예의 없는 표현도 많았지만 결국 본질은 '경찰의 미숙한 일처리에 대한' 문제 제기이다.


기에 '여경 채용 시험시 체력 시험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섞인 정도다. 여기까지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정당한 문제 제기이며 비판이다.


이런 지적을 비상식적이고, 무차별적인 비난과 하나로 묶어 대응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비정상적인 사람보다는 정상적인 사람이 더 많다. 그런데 언론과 경찰은 비정상적인 여론에 초점을 맞춰 정당한 비판까지 모조리 그렇게 취급하고 있다.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경찰과 언론의 대응.



이 일이 커지자 경찰이 한 일은 관련 영상을 강제로 삭제하는 거였다. 참으로 어이없는 대응이다. 지금이 무슨 7080 시대인가? 뭔가를 강제로 감추고 숨길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설령 그것이 정부라고 해도 말이다. 시대감각에 뒤떨어진 대응이며 동시에 구태의연한 판단이다.


언론은 어떠한가? KBS는 자기들 멋대로 영상을 조작해 오히려 논란을 키웠다. 공영방송에서 조작한 영상을 보도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국민들이 잘못 알고 있다고 생각했으면 순수한 영상을 토대로 이야기해야 옳다.

거기다 국민들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자 이어진 언론 보도는 더 가관이다. 경찰 측 지식인들을 내세워 문제를 지적한 국민을 가르치려 들고, 그런 이들의 시각을 비판하며 혐오론자로 몰고 있다.


언론의 본질은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지 한쪽의 입장에서 서서 국민을 훈계하는 게 아니다.


언론인이 국민들보다 자신이 더 지식인이라는 착각에 빠져 있는 건 아닌지 의문이다.


#결국 일을 키우고 있는 건 경찰과 언론이다.



우리 국민은 자신들이 잘못됐다고 판단한 대통령을 평화로운 방법으로 교체했다. 우리 국민 대다수는 충분히 자신의 경험과 가치관을 통해 정당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 만큼 교육받았고 성숙하다. 


그런데 지금 경찰과 언론의 태도를 보면 국민을 '무지몽매'하게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정당한 비판과 지적을 무차별적인 비난과 하나로 묶어 가르치고, 위협하고, 훈계한다.


자신들이 무조건 옳고 주장하며 문제만 거론해도 다 틀리다고 주장한다. 지금  돌아가는 꼴은 경찰이 언론과 손잡고 비판하는 국민과 기싸움을 벌이는 듯하다.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당사자가 고소까지 하겠다고 한 상황에서 그 범위조차 명확하지 않아 또 논란이 되고 있다. 도대체 지금 이 사건을 키우고 있는 쪽은 어느 쪽인가?

이전 글에도 몇 번 말한 적이 있는데 "국민은 가르쳐야 할 대상이 아니다."


만약 국민이 틀렸다면, 잘못알고 있다면 설득하고 또 설득해야 한다. 공권력과 언론이라는 칼자루를 쥐고 흔들며 억압하는 건 더 큰 비난과 분노를 양산할 뿐이다.


국민들은 어떤 사안을 보고 판단을 내릴 충분한 경험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그것을 일방적으로 틀렸다고 지적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그러니 제발 국민을 가르치려 들지 말았으면 한다.


당신들의 논리가 정당하고, 옳다면 결국 언젠가 국민은 다시 판단을 내릴 것이다.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당신들의 방식이나 논리가 틀렸다는 소리다. 받아들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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