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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주구 Aug 10. 2023

쓰고 싶지 않다.


읽고 싶지 않다.


최근 읽은 책의 수를 헤아리다가 

기어코 접히지 않는 엄지 손가락과 하염없이 대치하며,

나도 울고 손가락도 울고 성근이 쌓인 책들도 울었다.




머리가 아프다.


출국까지 며칠 남았는지 손가락을 접다가 그만둔다. 언제나 오늘이다.




쓰고 싶지 않다.


쓰고 싶지 않은지 며칠이나 흘렀는지 손가락을 접다가 그만둔다. 시간이 왜 이리 빠르게 가는지. 아직도 못 썼어?




생각하고 싶지 않다.


인과관계에 대해 생각하다가 모든 것이 꼬여버린다. 모든 생각의 말미에는 ? 만이 남아버린다. 경계가 모호하다.

왜일까?

?




쓰고 싶지 않다. 


아무것에도 마음 쓰고 싶지 않다.




쓰고 싶지 않다.

쓰고 싶지 않다.

쓰고 싶지 않다.




<사진> 독일가문비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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