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하의 가장자리에 서서 생각하는 것이다.
나는 무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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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기어코 물길을 건너 머나먼 이곳까지 따라왔다.
단말마의 감탄을 공허하게 만드는 것,
감정을 앗아가는 것,
우물을 마르게 하는 것.
운하에 닿아 부서진 일몰의 조각들이 표류하는 강을 그저 응시하며, 나는 섬뜩했다.
무감의 말로末路는 두려움이다.
내 안의 우물이 믿을 수 없을 만큼 조금씩, 그러나 확실히 증발하다가
종내, 수렁에 깔려있는 두려움이 토해내는 아우성에 나는 전율하는 것이다.
그의 폐에 가득 들어차 있던 말미의 감각을 나는 보았다.
우물은 깊다.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이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