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열무 비빔밥

나를 살게 하는 봄 음식 _ 입맛 딱 대

by 정주구



일어나 보니 옷이 젖어있었다.

간 밤에 식은땀을 흘린 것이다. 이상하다-

생각해 보니 요즘 며칠을 계속 악몽을 꾸고 땀에 절어 일어났다.

어머니가 말씀하시길, 기가 허해지면 그렇다고 한다.


창가에는 햇빛이 들어와 앉았다.

빛은 찬란하고, 또 그 그늘은 아직 시립다.


봄이다.

생열무 비빔밥을 먹어야겠다.




간단하지만 까탈스러운 준비물

생열무(되도록 여린 것이 맛 좋다. 크기를 보고 사면된다. 한 단이 너무 많다고 걱정 마시라- 아마 매끼니에 먹게 될 것이니)

고추장(필수. 양념 고추장이면 더더욱 좋다.)

강된장(없다면 쌈장이라도)

참기름 조금

계란(개인적으로 반숙이 좋다.)

된장국(비빔밥은 두 숟갈의 된장국으로 완성된다. 암-)

양푼(필수)



비밀요리법 _TMI를 곁들인


1. 생열무와 적당히 식은 밥을 준비한다.

- 생열무는 꼼꼼히 잘 씻어야 한다. 봄의 요정들(ex. 애벌레, 애벌레, 또는 애벌레..)이 있을 수 있으니.. 필자는 무진장 겁장이라, 식초 물에 20분 담갔다.

- 가위 말고 손으로 대강대강 뜯어낸다. 열무를 가위로 자르는 사람, 아주 실망이다.

- 갓 지은 밥은 열무의 싱싱함을 감쇄시키니, 꼭 적당히 식힌 밥을 사용하시길.

- 왠지 흑미밥으로 해야 더 맛있는 느낌이 든다. 어쩐지 모르게 그렇다. 색감 때문인듯하다.

- 일단, 밥은 처음부터 많이 넣지 않아도 된다. 이유는 뒤에 나온다.


2. 고추장, 강된장, 계란 프라이를 넣고 일단 비빈다.

- 고추장과 강된장의 비율은 1:2 정도가 좋으나, 개인 취향에 따르도록.

- 가족들에게 다이어트한다고 호언장담을 해놓은 사람은 일단 양념을 많이 넣는다. 그리곤 간을 맞춰야 해서 어쩔 수 없이 밥을 더 넣는 척을 한다. 진지하게 맛보는 연기 필수! 이것이 간 보며 먹기 스킬.

- 계란프라이는 반숙으로. 노른자의 풍미가 밥알 속속 베어 들어서 촉촉~하고~ 달콤~하고~ 부들부들하다.


3. 참기름과 된장국 두어 바퀴를 두르고 꼼꼼히 비빈다.

- 된장국도 풍미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요소 중 하나! 건더기까지 야무지게 넣어서 비밤밥을 한층 더 촉촉하게 만들어준다. 두부가 들어가 있다면 아주 나이스. 비빔밥에 된장국의 두부를 으깨서 넣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뽀뽀를 해주고 싶은 심정이다.



평가

봄의 풋내와 아삭아삭한 식감의 조화가, 가히 봄을 대표하는 음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추신

간 밤에 잠에서 깼는데, 다시 잠을 이루기가 어려웠다. 생열무비빔밥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다시 먹고 싶어서 얼른 아침시간이 되기만을 바랐다.






생열무 비빔밥 _ 드로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