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송

#1 시아가 자라는 오늘들 - 03

by ㅇㅅㅅㅇ

햇살이가 태어났을 때, 나는 노래가 떠올랐다. 그저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자연스러운 멜로디에 우쿨렐레로 단숨에 코드를 구성했다. 그리고 멜로디에 가사를 붙였다. 햇살이를 위한 경쾌한 동요 같은 노래였다. 그저 햇살이에게 주는 오글거리는 선물이었다.


햇살이송


제목은 태명을 그대로 붙였다. '햇살이송' 나중에 제목에서 태명을 이름으로 바꿀 것이다. 그저 사랑하는 딸을 위한 아빠의 오글거리는 노래다. 이런 가사를 붙일 줄은 스스로도 몰랐다. 그래도 만족스러웠다. 우쿨렐레로 연주하기에 좋은 곡이었다. 심지어 누구나 우쿨렐레로 쉽게 연주할 수 있다. 혹시 우쿨렐레를 배우고 있다면 햇살이송은 좋은 연습곡이 될 것이다.



어디선가 들어본 느낌적인 느낌


노래는 단순했다. 그래서인지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느낌이다. 뭐랄까,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 들었다. C 코드의 기본 코드들로 구성되어있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해 아래 새것이 어디 있으랴! 그래서 생각해보고 생각해보니 한 노래가 떠올랐다. 곡의 코드 진행과 유사했다. 그 노래는 바로 '조개껍질 묶어'다. 물론 멜로디는 전혀 달랐다. 후렴부는 더더욱 그랬다. 그래도 전반부가 참 비슷했다. 그래서 익숙했나 보다.



오글거리는 가사


가사는 단순하다.

'햇살이 너무 귀여워. 햇살이 너무 귀여워. 햇살이 너무 귀여워. 햇살이 너무 귀여워.'

'귀여운 눈망울. 앵두 같은 입술. 심쿵 하게 만드는 그 미소.'

'어디서 왔을까? 어떻게 왔을까? 우리 햇살일 너무나 사랑해.'

'햇살이 너무 귀여워. 햇살이 너무 귀여워. 햇살이 너무 귀여워. 햇살이 너무 귀여워.'

어떤 가수의 멋스럽고 세련된 곡은 아닐지라도 진심이 담긴 곡이다. 그래서 햇살이가 좋아해 주기를 바란다. 유치해도 말이다.

퇴근 후에 햇살이에게 '햇살이송'을 들려주었다. 햇살이는 꿈틀거리며 노래를 들었다. 마음에 드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햇살이의 마음 한 구석에 따뜻함으로 남아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나중에 햇살이가 아이를 낳았을 때, 나는 다시 이 노래를 손주를 위해 불러줄 것이다.



음악이 좋은 친구가 되길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조금씩 자라면서 햇살이는 소리에 민감한 편이다. 특히 음악소리가 들리면 하던 일을 멈추고 소리가 나오는 곳을 응시했다. 햇살이는 무슨 생각을 할까? 음악을 들으면 어떤 마음이 들까? 어떤 감정이 들까? 그 소리들은 어떻게 들릴까? 그 리듬은 또 어떻게 들릴까?

나에게 음악은 인생을 풍요롭게 해주는 토양과도 같았다. 음악은 나이와 함께 쌓여 부엽토 같이 숙성되었다. 그래서 음악은 소리와 리듬 너머의 상황, 감정, 그림을 상상하게 만들었다. 햇살이에게도 음악으로 감정과 생각을 상상하고 표현할 수 있기를 바란다. 꼭 업으로 삼지 않아도 괜찮다. 다만 인생에서 음악이 주는 풍요로움과 즐거움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그 기쁨이 전해지고 덩달아 풍요로워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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