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아빠가 자라는 오늘들 - 16
시아는 잘 자라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그렇다. 그런데 뭐랄까 아쉽다. 시아가 너무 빨리 자랄까 두렵기도 하다. 잦아진 출장 탓이다. 가끔은 시아를 페이스타임과 카톡 사진으로 봐야 할 때가 있다. 시아는 훌쩍 자라 있었다. 그만큼 시아와 멀어진 것 같아 아쉬웠다.
훌쩍 자라는 시아
시아 앞 머리카락을 자른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더워진 계절 탓에 앞머리를 묶을 만큼 자랐다. 누구에게나 안기든 그렇지 않든 순했는데, 이제는 낯선 환경, 사람들 틈에서 자꾸 안아달라며 보채는 떼쟁이가 되었다. 시아가 잘 자라는 것이 감사하지만, 한편으로는 지금 시아가 천천히 자랐으면 좋겠다 싶다. 철없는 아빠의 양가감정이다. 시아가 훌쩍 커버릴 것 같은 두려움이다. 자라는 시아 곁에 있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다. 그저 아빠라서 그럴 뿐이다.
아빠의 기도
늦은 밤, 집으로 향했다. 시아는 곤히 잠들어 있을 것이다. 조용히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시아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해줄 것이다.
'하나님, 오늘 하루도 시아를 지켜주시고 잘 자라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내일도 그러하실 거라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