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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hn Mun Feb 16. 2023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이나다 도요시

#영화를빨리감기로보는사람들 #이나다도요시 #현대지성

개인적으로 정보전달 목적의 영상은 주로 1.5배에서 2배로 시청합니다. 주로 유튜브나 강의 등입니다. 그러나 영화나 드라마는 1배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영화도 빨리 감기로 본다는 사실이 흥미로웠습니다. 참고로 이 책에서 말하는 영화는 OTT드라마를 포함한 영상 작품 전체입니다.

"이제는 '작품을 감상한다'보다 '콘텐츠를 소비한다'라고 말하는 편이 더 익숙하다"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 문장입니다. 예술=감상=감상모드, 오락=소비=정보수집모드라는 두 관점으로 보면, 작품은 예술이지만 콘텐츠는 오락입니다. 영화를 빨리 감기로 즐기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것은, 이제는 영화도 예술보다는 오락으로 간주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빨리 감기로 영화를 보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봐야 할 영상작품이 많고, 시간 가성비가 중요한 사회에서 살고 있으며, 대사로 많은 것을 설명하는 작품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한 단계 세부적인 원인을 보면, OTT 등의 확대로 영상 공급 미디어가 증가했고, 작품당 비용이 낮은 세상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또한 SNS로 사회적 공감을 강요당하고 실패를 두려워하는 세대의 특성상 시간의 효율성 극대화가 필요합니다. 나아가 얕은 감상이 주가 되면서 알기 쉬운 영상을 추구하게 된 것입니다(라고 책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이유야 어떠하든 결국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시대가 온 것은 사실입니다. 영화도 고귀한 예술에서 일상의 소비재가 된 시대인 거죠. 개인적으로는 영화를 빨리 감아 본다는 사실이 아직은 어색하긴 합니다. 그러나 이는 당연한 반응입니다. 새로운 미디어나 기술이 등장할 때 기성세대의 불쾌감은 반복되어 왔습니다. 지금은 예술이라 불리는 영화라는 장르도 등장 초기에는 예술로 취급받지 못했습니다. 라디오 방송 초기에는 라디오를 듣지 않는 것이 교양 있는 사람들의 태도이기도 했습니다. PC와 인터넷, 전자책과 오디오북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여전히 본인이 예술로 영화를 소비하고 싶으면 그렇게 하면 됩니다.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영화를 빨리 감아 보는 사람들의 수준이 의심된다면, 본인의 꼰대병을 의심해 봐야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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