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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hn Mun Oct 02. 2019

<직장이 없는 시대가 온다>새라캐슬러

Gig Economy

긱 경제(Gig Economy)란 디지털 노동 플랫폼을 기반으로 특정한 업무 수행을 위해 노동력이 유연하게 공급되는 경제 환경을 말한다. 대표적인 기업은 ‘우버’이다. 우버를 예를 들어 설명하면 조금 더 이해하기 쉽다. 애플리케이션(디지털 노동 플랫폼)을 기반으로 고객을 이동시켜주는 일(특정한 업무)을 누구나 수행하고 거기에 대가를 얻어가는 경제구조, 이러한 환경이 대표적인 긱 경제이다.


디지털 플랫폼과 노동유연성이 결합된 환경은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긱 경제의 대표기업인 우버는 한국에서 이용할 수 없는 서비스이지만 유사한 구조의 서비스는 이미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시간 단위로 청소 도우미와 연결을 해주는 애플리케이션, 쿠팡의 택배 대리 운송 서비스, 부동산 중개사이트 등 우리는 이미 긱 경제를 살고 있다.


이는 필연적으로 노동유연성과 안정성의 대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극강의 유연성을 기반으로 한 긱 경제 구조에서는 더더욱 피할 수 없는 문제이다. 한국 사회는 현재 노동 안정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 정부는 우버의 한국 진출을 불법으로 규정했고 타다와 택시기사 간의 갈등에서는 택시기사의 손을 들어줬다. 이런 규제로 택시산업의 승차거부, 난폭운전 등의 불편함이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불편함 해소를 위해 긱 경제의 무조건적인 도입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긱 경제의 명암을 제대로 봐야 한다. 이 책에 따르면 긱 경제의 선두주자인 우버의 문제점 역시 만만치 않다. 운전기사들의 처우 문제는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고 복지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극강의 자율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기업과의 협상력도 떨어진다. 이들을 노동자로 볼지 개인사업자로 볼지에 대한 법적인 규정도 논란의 여지가 많은 상황이다.


가장 큰 문제는 시장 참여자들의 빈부격차일 것이다. 계약직에도 급이 있다. 대기업의 대표이사도 계약직이고 말단 하청업자도 계약직인 경우가 다반사이다. 두 사례 모두 유연성을 강조한 계약직 제도를 따르고 있지만 처우는 분명히 다르다. 이렇듯 긱 경제 하에서는 능력과 경쟁력이 있는 프리랜서는 더 많은 여가시간과 더 많은 급여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단순 업무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더 적은 급여와 더 많은 노동이 필요해질 수 있다.


이미 우버의 미국 기사들이나 매커니컬 터크(아마존의 기술적 결함을 온라인에서 사람이 참여해 해결해주는 서비스) 참여자들의 현실은 긍정적이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먹고살기 위해 이 단순 업무들을 해야만 한다. 시급은 점점 더 낮아지고 노동은 더 많아지고 있다. 극단적으로 비유하자면 산업혁명 시대 컨베이어 벨트에서 작업했던 14살 노동자와 큰 차이가 없어지고 있다.


일부는 여전히 긱 경제의 편리함과 달콤함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다. 특히 한국은 긱 경제를 적극 도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명암을 제대로 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거부할 수는 없지만 명과 암이 확실한 이 경제 패러다임에 맞는 합리적인 제도를 만들어가야 한다. 새로운 성장동력과 각 산업 종사들을 보호할 수 있는 균형 있는 사회가 되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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