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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hn Mun Dec 23. 2020

<노화의 종말> 데이비드 싱클레어

#노화의종말 #데이비드싱클레어 #부키 [평점 : 9.4 / 10.0]


나는 독서량이 많지 않다. 평균적으로 한 달에 3권 정도를 완독한다. 이상하게 책의 페이지가 얇든 두껍든, 내용이 어렵든 쉽든 그런 것들은 중요하지 않다. 그냥 어떻게든 3권 정도만 읽게 된다. 더구나 경영/경제에 굉장히 매몰된 책들을 선택하면서 책 편식도 심한 편이다. 그러다 우연히 인문학이나 자연과학의 역작이 우연히 손에 잡히면 책을 읽는 내내 너무 기분이 좋다. 이번에 읽게 된 노화의 종말도 그런 부류의 행복감을 주는 책이었다.  


노화의 종말의 과학적 근거들은 매우 놀랍다. 굉장히 급진적이기도 해서 이걸 100% 믿어야 하나 의심이 된다. 정말 간단하게 책의 일부를 소개해보자.


노화는 질병이다. 과학적으로 노화를 뒷받침해주는 근거는 없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완치의 가능성이 열려있다. 인간보다 유전자 배열이 단순한 효모나 쥐에 대해서는 노화를 치료한 성과가 존재한다. 인간에 대해서는 아직 완벽한 노화의 치료법은 없지만 그다지 멀지 않은 시간 내 노화는 치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로 인해 인간의 평균수명은 획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이는 단순한 생명연장이 아닌 노화의 종말을 일컫는다. 즉 젊음을 유지하는 나이가 길어지는 것이다.


책 속에 설명된 수많은 과학적 논리와 사례들을 모두 걷어내고 정말 간단하게 설명한 내용이다. 저렇게 걷어내고 보면 저게 과연 말이 되나 싶을 정도로 의심스럽다. 인간 사회의 통념 및 상식과는 매우 배반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한편에는 다른 생각이 든다.


우선 저자는 노화 연구의 선구자인 하버드 의과대학의 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이다. 또한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사례들은 과학적 결과를 담은 논문들이다. 그리고 그런 연구결과는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많으며 오랜 시간에 걸쳐 연구되어온 결과물이다. 조금 더 마음을 열고 읽다 보면 사실 나는 통념을 깰 과학적 근거 앞에서 머뭇거리는 바로 직전의 세대가 아닐까 생각된다. 창조론을 믿었던 과거의 누군가와 천동설을 믿었던 더 과거의 다른 누군가처럼 말이다.


솔직히 고백하면 내 지식이 짧아 책에 담긴 과학적 근거를 100% 이해하지는 못했다. 아마 이 책을 처음 읽는 많은 분들이 그럴 것 같다. 그래도 꼭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완독 하길 권하고 싶다. 책의 뒷부분으로 갈수록 초고령화된 사회에 대한 이슈들을 담고 있어 내용이 상대적으로 덜 과학적이다. 책을 넘길수록 부담이 적다. 그리고 다 읽고 나면 제레미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나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처음 읽었을 때의 행복감이 찾아올 것이다. 그러니 꼭 완독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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