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만 하며 살 순 없어, 다 참고 사는 거야’라는 아빠의 말이 내게 현실로 돌아오게 해주었다. 그 전까지 난 각종 자기계발 책과 관련 영상들을 보며 뭐든지 다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내게 꿈은 1인 사업이었다. 실제로 성과를 내는 일도 많았지만 대부분 큰 성과를 내지 못하여 포기하기 일수였다. 1인 창업을 꿈꾸게 된 것은 남들 밑에서 일하기 싫은 단순한 이유와 사무실이란 시공간에서 벗어나 일을 하는 이들을 동경하는 이유였다.
굉장히 많은 일을 했다. 프리랜서 개발자, 빈티지 옷 판매, 마케팅 대행사, 전자책 판매, 과일 위탁판매, 해외 구매대행, 자기계발 도움 서비스, 코딩 과외등.. 하지만 정말 소정의 수익이 나거나, 수익이 나지 않는 일이 빈번했다. 말만 프리랜서, 1인 창업가지 결국 ‘꿈을 꾸는 백수’였던 것이다. 하지만 꿈만 꾸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시도했으며 실패를 맛본 것 뿐이다.
실패가 아쉽기도 하다. 한달동안만 시도를 해보면서 이건 안되네라고 너무 빠르게 단정짓고 포기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실패들이 있었기에 더 더욱 포기하지 않고 꿈을 쫒고 싶은 생각이다.
세상엔 우리 눈에 보이는 부자들이 많다. 특히 SNS에서 영앤리치(Young And Rich)들을 볼 때면 자연스레 내 자신과 비교하게 된다. 난 무수히 실패했는 데, 저들이 부럽다라는 생각을 떨쳐낼 수 없었고.
그 생각들은 나를 더 괴롭게 만들었다.
최근들어 내 부족함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나는 조금 느린사람이며 조급하고, 인내심이 약하다. 이런 부족함을 채워나가며 내 꿈을 이뤄내는 것이 삶의 목표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 꿈은 뭘까? 그저 회사를 다니지 않고 내 스스로 돈을 벌어 먹고사는 것이다. 그거면 만족한다. 사무실이란 시공간에만 갇혀살지 않으면 난 행복할 것이다.
하지만 꿈을 쫓는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않다. 남들과 비교를 끊임없이 하게 될테고, 언제나 그래왔듯 생활고에 시달릴 것이다. 매번 생활비에 쪼들려 사는 건 익숙해서 괜찮다. 남들과 비교되고 ‘너 언제까지 그렇게 살래’라는 말도 날 흔들리게 하지만 버텨낼 수 있다. 괜찮다.
난 인생을 지구에 잠깐 머무는 여행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래서 여행을 하는 동안은 하고싶은 일을 다 해보며 살아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인생을 여행이라고 생각하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였다. 죽음을 맞이하여 지구를 떠나게 된다면 더 이상 보지 못하는 아름다운 꽃, 나무, 맑은 하늘, 비가 내리는 하루 등등 그런 것들이 너무 소중해졌다. 하지만 이런 생각들이 사회가 얘기하는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던 걸까? 내가 고전문학이나 책들을 너무 많이 봐서 사회가 얘기하는 ‘현실’을 살아가지 못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가 얘기하는 ‘현실’은 꿈은 유치원생일때나 갖는 거고, 사회가 정해준 길에 따라 학교를 다니고, 군대를 다녀와서 열심히 노동하다 은퇴 후 쉬면서 여행을 다니며 살아가는 그런 삶. 난 그런 삶이 싫었다. 그냥 노동이 싫은 게으른 사람이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 해야할때는 정말 열심히 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난 사회가 말하는 ‘현실’과 동떨어진 사람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꿈을 쫓아가는, 현실 감각 없는 꿈쟁이 일 수도 있다. 그치만 서른까지만 후회없이 이렇게 살아보려한다. 꿈을 향해 달려가는 그런 삶.
나와 비슷한 부류들을 만나면 굉장히 반갑다. 20대인 그들은 대부분 사회가 봤을 때 가진 것 없는 별 볼일 없는 사람. 나 또한 그렇다. 하지만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라고 했던가. 끊임없이 노력하고 방황하는 우리의 눈동자 속에는 청춘이 있음을 감사해하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