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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ho Jul 19. 2023

오늘 당신의 하루는 편안했는가

​가족과 친구들, 이웃들이 죽었다.

지구 마지막 빙하에 대한 작별인사


'기후난민'

기후 변화로 인해 생태학적 환경이 변화하거나, 극심한 재난으로 인해 살던 곳을 떠나 난민이 되는 사람을 일컫는다.


먼 나라의 이야기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당장 이번 홍수로 인해 집을 잃은 사람들은 기후난민이 되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극심한 강우는 단시간에 엄청난 양의 비를 퍼부어 우리 가족들과 이웃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예견된 일이었다. 탄소배출량은 여전히 매년 상승하고 있고, 대한민국의 탄소배출량은 전 세계 8위에 이르는 반면, 기후변화 대응 지수는 전 세계 60위로 매우 부끄러운 실정. 매년 무언가 목표를 내세우지만 실질적으로 이행되고 있는 기후변화 대응 정책은 없다.


개인들은 어떠한가. 분리수거만 잘했지ㅡ분리배출하는 쓰레기 중 실제로 재활용되어 사용되는 비율은 현저히 낮다ㅡ실질적으로 쓰레기 총량을 줄이는 데는 관심이 없다. 더 멋진 옷, 좋은 차, 넓은 아파트를 소유하는 데에만 혈안이다. 여름에는 추울 정도로 에어컨을 틀고, 겨울에는 반팔을 입을 정도로 덥게 지낸다.

이런 상황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벌어질 극한 재난들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재난 상황이 어떤 양상으로 벌어질지는 예측이 매우 어렵다. 캐나다에서는 두 달 넘게 어마어마한 규모의 산불이 나고, 미국은 겨울 허리케인으로 체감온도가 -70도까지 떨어졌다. 파키스탄에서는 끔찍한 홍수로 3300만 명 이상이 피해를 입었고, 독일을 가로지르는 라인강은 바닥을 드러냈다. 우리나라에서는 2년째 지하차도 사망사건이 이어지고 있고, 반지하 집에 들어닥친 빗물로 일가족이 사망했다.


그리고 올해, 우리나라에는 현재까지 50명에 육박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순위, 기후변화 대응지수 순위, 식량 안보지수 순위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이런 식의 극한 기후가 빈번해지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부분은 식량이다.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ㅡ국내에서 소비되는 식량 중 국내에서 생산되는 식량의 비율ㅡ은 20%대에 불과한 낮은 수치이다. 식량이 부족해지면 가장 먼저 큰 타격을 받을 나라로 우리나라는 1등을 차지했다. 이는 무엇을 뜻할까.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 식량이 부족해지면 서로 뺏고 빼앗기는 약탈과 크고 작은 다툼이 발생할 것은 뻔하다.


이러한 극한 재난 상황은 천재지변이 아니라 인재이다. 많은 사람들이 기후위기를 경고했음에도 끊임없이 가속화시키고, 자본의 독주를 멈추지 못하는 인간들의 관성적인 행태, 이로 인해 인류 문명이 파괴되는 역사적으로 부끄러운 날이 도래할 것이다. 이는 이미 시작되었다. 다음 세대의 일이 아니라 지금 우리 세대의 일이라는 것이다.


가족과 친구들, 이웃들이 죽었다.


이런 죽음을 두고 우리는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가. 눈앞의 편리함을 위해 일회용품을 사용하고, 탄소를 배출하는 산업에 투자한다. 나의 부주의한 행동과 지구촌 이웃들의 삶에 미칠 영향을 연결하지 못한다.


우리가 무지했던 과거로 인해 가족과 친구들, 이웃들이 죽었다.


기후변화를 멈출 수는 없다. 이미 시작되었기에. 하지만 조금이나마 늦추고 더 심각해질 상황을 막을 수는 있다. 당신의 당연했던 삶에 제동을 걸고 질문을 던지는 순간, 기후행동은 시작된다.

오늘 당신의 하루는 편안했는가.


개인들은 강하다. 무분별한 소비를 고집스럽게 거부함으로 인해 뭇 생명들이 살고, 우리가 살 터전이 지켜질 것이다. 가족들과 친구들, 이웃들의 죽음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빙하가 모두 녹으면 물에 잠겨버릴 서울의 모습



참고자료

세 개의 전쟁 : 기후 디스토피아

https://www.youtube.com/watch?v=nBdxDOthMZM&t=1230s


다큐인사이트 : 끓는 바다

https://www.youtube.com/watch?v=y-Grx4Syvrk&t=2377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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