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으로 당겨진 화살
마음속에 떠돌고 있는 말이
뭉쳐지다 풀어지다
풀어졌다가 뭉쳤다가
응축되었다가 늘어져있다가
늘어져있다가 응축되었다가
입이라는 사위에서 튕겨져 나간다.
어디를 향하여 떠나는가
과녁 없이 날아간 말이라는 화살이었던가
오직 한 곳을 겨냥한 화살 하나였던가.
조심한다 하여 피할 수 있는가
피할 수 있다 자신할 수 있는가
말의 행선지를 내가 정할 수는 있는 것인가.
화살이 튕겨올라,
돌고 돌아서
부딪고 부딪어서
입으로 쏘아 올린 그것이
애초의 모양을 벗어내어
결국에는
나를 찌르는 화살이 될지도 모른다는
마음의 각오가 있었던가.
활 사위를 당기는 마음이 무엇이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조심(操心), 마음을 잡는다는 말.
말조심.
말을 붙잡으면
마음을 잡을 수 있다는 말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