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uhyeon Jan 09. 2017

우리는 밤을 새고, 그제야 빛을 본다

- 제 2 호 -




all rights reserved by juhyeon

filming location is MMCA 과천관, 백남준아트센터, 본태박물관, SEMA 서소문본관, AVEC EL



언젠가 어지러운 마음에 무작정 카메라를 들고 길을 나선 적이 있다. 무엇을 찍을지, 왜 찍는지, 아무 계획도 없는 무(無)의 상태였다. 시간은 오후 4시, 해가 기울기 시작하는 때. 새로운 모습들이 눈에 들어왔다. 세상은 주홍빛으로 물들고 그림자는 본래 모습을 잊은듯 길어졌다. 건물 유리창은 비스듬히 들어오는 햇빛을 맞느라 반짝였다. 내가 매일 걷던 길, 나는 그 길을 다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간 땅만 보며 걷느라 몰랐던 풍경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보지 못한 게 많다. 오늘도 밤을 샌다. 그제야, 창틈으로 새어 드는 빛이 보인다.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는 밤을 새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