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심오한 이야기입니다.

by 천재손금


“오늘 한 잔 하실래요?”
“좋죠. 그런데… 뭐 먹을까요?”

이 대화, 참 익숙하지 않으신가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술을 마시기로 약속하면서도 정작 고민은 술이 아니라 안주입니다. 삼겹살이냐, 곱창이냐, 회냐, 전이냐, 아니면 김치찌개에 소주 한 잔이냐. 메뉴가 정해지면, 그에 맞춰 술이 따라오는 구조죠.

그런데 외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분위기가 조금 다릅니다.
영국 드라마에서는 퇴근 후 단골 펍에 들러 맥주 한 잔을 들이켜고, 일본 드라마에서는 혼자 사케를 마시며 하루를 정리하는 장면이 자주 나옵니다. 중국 영화에서도 술잔은 오가지만 음식은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술 자체를 즐기는 모습이 중심에 있죠.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술이 안주를 위한 도구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술자리라기보다는 ‘술을 곁들인 식사’에 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안주가 풍성해야 술맛도 난다고들 하잖아요. 국물이 있어야 하고, 구워야 하고, 나눠 먹어야 하고요.

왜 그럴까요?
어쩌면 우리는 술을 핑계 삼아 밥을 먹고, 밥을 핑계 삼아 사람을 만나는 문화 속에 살고 있기 때문 아닐까요. 혼자 마시는 술보다, 함께 둘러앉아 안주를 나누고 이야기를 주고받는 자리를 더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요즘은 와인이나 위스키처럼 술 자체를 중심에 두는 문화도 점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오늘 한 잔 하실래요?”라고 물으면 우리는 여전히 이렇게 대답하곤 합니다.
“좋아요. 근데… 뭐 먹을까요?”

오늘처럼 비 오는 날에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괜히 따뜻한 전 생각이 나고, 지글지글 부침개 굽는 소리와 막걸리 한 잔이 그리워지는 날이죠.

그러니 오늘 저녁엔 막걸리에 빈대떡이나 부쳐 드셔보는 건 어떠세요?


결국 이 글, 그 얘기하려고 길게 쓴 거냐고요?
어… 네, 맞습니다. 피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