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53
이너피스(inner peace)를 찾아, 달리다.
오늘 달리며 생각한 것은, (조금 엉뚱하지만)
‘면을 끊을 수 있을까?’였다.
땀이 이마를 타고 흐르는데,
문득 시원한 메밀소바 한 그릇이 떠올랐다.
그 생각이 시작이었을까,
머릿속엔 순식간에 라면, 짜장면, 칼국수, 비빔국수가 줄줄이 재생됐다.
국물 있는 것도, 비빔도, 따뜻한 것도, 차가운 것도
나는 가리지 않는다.
쫄깃하게 씹히는 순간,
뜨거운 국물이 속을 감싸는 그 기분—
그건 나에게 작은 축복이다.
나는 “하겠다” 혹은 “하지 않겠다”라고 말하면
웬만하면 지킨다.
매일 달리기를 하는 것도,
완전한 혼자가 되겠다는 목표도
그렇게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면을 끊겠다’는 말만큼은
입 밖에 꺼내지 못했다.
건강을 위해 탄수화물을 줄여야 한다는 건 알지만,
면을 포기하는 건
마치 삶의 한 조각을 떼어내는 것처럼 느껴진다.
가끔은 진지하게 고민한다.
“그래도 몸을 위해 끊어야 하나?”
하지만 그 결론은 늘 같다.
아, 나는 끊기 위해 달리는 게 아니라
먹기 위해 달리는 거구나.
그 한 그릇의 행복을 누리기 위해
조금 더 땀을 흘리고, 조금 더 버틴다.
면을 사랑하는 마음이,
어쩌면 나를 운동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동기일지도 모른다.
완전히 끊지는 않되,
조금 덜 먹고, 조금 더 달리자.
그게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타협이니까.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면을 끊는 날이 오면… 그건 내가 달리기를 멈춘 날일 거다.
결론은 분명하다.
“달리기는 계속, 면은 평생.”
[운동 일지 – 2025.8. 7.]
- 팔 굽혀 펴기 : 100회
- 맨몸 스커트 : 100회
- 달리기 : 20:46~21:46(8.26km)
몸무게 : 2kg 빠짐, 50일쯤 지나면 빠진다더니 아싸~
눈바디 : 내 눈에는 좋아지고 있다고 믿음
특이사항 : 중2나라에서 파견 나온 인간.
할 줄 아는 말이라고는 “제가 알아서 할게요” 딱 하나인 그 녀석이, 오늘은 나를 ‘어좁’이라 놀렸다. 상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