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63
이너피스(inner peace)를 찾아, 달리다.
요즘 쇼츠와 릴스를 보면
달리기 영상이 끝도 없이 올라옵니다.
요즘 검색을 조금 했더니
알고리즘이 나를 런린이로 규정했는지,
스트레칭, 달리기 자세, 기록 관리,
러닝화와 시계 추천까지
달리기에 관한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집니다.
특히 “1km를 6분대에 뛴다”,
“드디어 5분대 진입” 같은 기록 자랑이 눈에 들어옵니다.
괜히 나도 해볼 수 있을 것 같아
오늘은 처음부터 페이스를 올려 뛰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1km도 채 되지 않아
호흡은 가빠지고, 다리는 무겁게 내려앉았습니다.
보통은 1km를 지나야 몸이 풀리며
호흡도 차분해지는데,
오늘은 서두른 탓에
리듬이 완전히 깨져버렸습니다.
뒤늦게 페이스를 낮추고
원래 흐름을 되찾으려 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괜히 욕심냈다”는 후회가 계속 밀려왔고,
몸은 마치 물을 잔뜩 머금은 스펀지처럼
무겁게 짓눌렸습니다.
숨을 고르려 애써도
이미 어긋난 호흡은 돌아오지 않았고,
발걸음은 점점 더 버겁게 느껴졌습니다.
기록 한번 세워보겠다는 욕심이
오히려 달리기를 망쳐버린 겁니다.
결국 오늘 달리며 생각한 것은
“짜치지 말자”였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기록에 흔들려
내 몸이 감당할 수 없는 속도를 고집하지 말 것.
달리기는 순간의 성적표가 아니라
내일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힘이라는 것.
오늘은 숫자가 아니라,
지속이 전부라는 걸
다시 한번 배웠습니다.
오늘의 기록
5.02km · 44:58 · 8'57"/km · 580kcal · 평균심박 148 bpm · 케이던스 169 s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