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64
이너피스(inner peace)를 찾아, 달리다.
오늘은 근무일이라 로드에 나설 수 없었습니다. 대신 러닝머신 위에 올랐습니다. 처음 계획했던 5km를 마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몸이 가볍게 반응하는 것이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그 순간, 프로젝트를 시작하던 초반의 제가 떠올랐습니다.
그때는 러닝머신 위에서조차 3분을 버티는 것이 고통이었습니다. 숨은 목구멍 끝까지 차올라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았고, 멈춰 서지 않으면 다시는 달릴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 시절의 러닝머신은 끝없는 언덕이자, 저를 무력하게 만드는 시험대였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습니다. 같은 러닝머신 위, 같은 5km였는데도 그 길은 너무나 수월했습니다. 그때와 지금 사이에 달라진 것은 오직 ‘꾸준히 달려왔다는 사실’뿐이었습니다.
오늘 달리며 생각한 것은,
지금은 여전히 숨이 차고 발걸음이 무겁지만, 언젠가는 그 길마저 익숙해질 날이 반드시 오리라는 기대가 생겼습니다. 오늘의 수월함이 바로 그 증거였습니다.
러닝머신은 저에게 단순한 편안함을 준 것이 아니라, ‘시간은 반드시 쌓이고 변화를 만든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습니다. 저는 그 약속을 믿습니다. 언젠가 로드에서도 이 수월함을 만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그래서 오늘의 달리기는 단순한 5km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미래의 저를 향한, 작고도 확실한 다짐이었습니다.
오늘의 기록
5.50km · 36:58 · 8'09"/km · 615kcal · 평균심박 140 bpm · 케이던스 161 s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