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이랑 나. 둘 다 이제 곧 서른을 향해가는 나이.
윤성이는 독주를 좋아하지만
나는 와인을 좋아해서 그날도 와인을 먹었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는 없어도
돈이 없으면 행복도 없다는 가치관을 가진 둘이지만,
정작 윤성이는 직장인의 기본인
연말정산 공제내역도 잘 모르고 있어
나에게 혼이 나고 있었다.
그러다 윤성이가 와인 한 잔 하면서 말했다.
"점점 나이가 들고 점점 부모님이 부양해야 할 존재가 되니까 어깨가 무거워지더라...
나는 아직 내가 아이 같은데,
부모님에게도 아이가 될 수 없으면
나는 누구에게 아이일 수 있을까?
우리 서로가 서로에게는 평생 아이가 되자
대답 없이 윤성이를 꼭 안아줬다.
윤성이도 내 앞에서 아이이고,
나도 윤성이 앞에서 아이가 된다.
서로가 서로에게 지지대가 되어준다.
각자 짊어진 현실 속에서 겉으로는 강해져도
내면의 아이를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
그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하게 차오른다.
영원히 아이로 남을 수 있는 사이.
내면 속 아이를 보여주어도 나를 사랑해 줄 사이.
나의 아이스러운 면을 철없다, 강하지 못하다, 약점으로 이용하지 않는 사이.
부모님 외에도 그런 사이인 사람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건 엄청난 인복일 것이다.
그런 깊은 고백을 하고도 내가 더 잘할게라고 약속하는 윤성아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