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적으로 눈물 흘리는 자의 변

by 다현


나이가 들면 눈물이 많아진다고들 한다. 세월의 적층이 하루아침에 감수성을 풍부하게 만드는 건 아닐 테고. 짐작해보건대 경험한 것들이 많아지면서 가닿았던 감정의 종류도 많고, 그에 따라 표출할 수 있는 감정의 폭도 깊고 넓어진 게 아닐까. 그래서 나이 들면 퍽하면 화 내고 퍽 하면 눈물 흘리고 퍽 하면 짜증 내고. 합리적인 의심이다.


우리 엄마 아빠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내 이야기를 하는 거다. 스스로나 사회적으로나 이제 더는 '어리다'고 할 수 없는 나이대로 진입하면서 전혀 쌩뚱 맞은 때 눈물이 울컥 올라오는 때가 많아졌다. 나이가 들면 눈물이 많아진다는 말에 '그런가?' 하던 때에서 '진짜 그렇군.' 하고 몸소 체험하는 시기를 지나는 중이다.


구체적인 사례를 예로 들면 이렇다. 엄마 아빠와 하하호호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가운데 내 배경자아가(요즘 '내면소통' 읽는 중) 불현듯 엄마 아빠와 보내는 이 소중한 순간을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조금씩 줄어가고 있음을 체감할 때, 눈물이 울컥 차오른다. TV에서 가족을 잃은 누군가가 목 놓아 슬픔을 분출하는 장면을 볼 때, 그저 안타까움의 의미에서 눈물이 흐른다기보다 명치에서부터 뜨끈한 무언가가 울컥 올라온다. 갑자기 힘든 상황에 처했을 때 가족이나 친구가 '별 거 아냐. 괜찮아.'라고 대수롭지 않게 지지의 말을 보낼 때, 눈가가 따뜻해지면서 감동 농도 100%의 눈물이 넘쳐흐른다.


눈물이 '울컥'하는 순간이 많아졌다는 건 그 사람이 나약하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전보다 많은 것을 헤아릴 줄 알고, 눈물이 차오르는 그 순간에 대한 이해가 전보다 깊어졌다는 뜻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더 풍부하게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눈물을 흘릴 줄도 안다. 나이 들어감이란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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