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를 떠난 이유..
저한테 브런치 채널이 있다는걸 까맣게 잊고 살았던 지난 5년이었네요.
(사실 제주도 살 때도 딱히 열심히 글을 적지는 않았네요. 마지막 글이 2017년..)
이중섭 화가님이 제주도에 머물렀던 시기는 딱 1년 이었지만 그때를 가장 행복해했던 순간으로 기억하셨다더라구요. 그래서 제주도에 이중섭 미술관도 만들어졌고 말이죠.
저도 제주도에서 머물렀던 4년이 정말 꿈만 같고, 지금도 여건이 된다면 제주도로 가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암튼 세월이 흘러 어느덧 2024년. 2019년 제주도를 떠나던 순간을 회상해봅니다.
역시 가장 큰 문제는 재정적인 문제였습니다. 그냥 조용히 적게 버는만큼 적게 쓰면서 살았으면 괜찮았는데... "사업" 이라는 걸 해버립니다.. ㅎㅎ ... 지금 돌이켜보면 "사업놀이"에 가까웠지만...
그 사업 놀이에 생각보다 많은 돈을 씁니다. 투자도 받고, 정부 지원까지 받아냈지요.. 매출도 거의 없는데 직원은 4명을 데리고... ;;;
쫄딱 망했습니다 ㅜㅜ..세상 너무 만만하게 본거죠.
다행히 집은 남았지만..진짜 집만 남았어요. 잔고가 거의 없었죠.
그리고 또 다른 문제는 마눌님의 마음이 제주를 떴습니다. 동네에 좀 이상한 소문이 돌았더라구요.
당시에 애가 다니던 초등학교에서 저한테 방과후 수업을 좀 해달라고 해서 수업을 개설했는데, 무슨 빽(?)으로 학교에 취직(?)을 했다는 뒷담을 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더라구요 ㅋㅋ
... 코딩 수업이었는데, 저 말고 지원자가 한 분 더 있다더니 그 분이 퍼뜨리고 다닌거 같긴 합니다. 동네에 한량처럼 놀던 아저씨가 감히 자기를 제끼고 방과후 코딩 수업을 맡은게 괘씸했던 모양입니다 ㅜㅜ
그냥 평소에 은근히 자기 PR 좀 하고 다닐껄 그랬나 봅니다. 진짜 시골 한량처럼 놀아버렸더니..;;
아 말 나온김에 이건 좀 더 적어야겠네요. 당시에 초등학교 아이들 방과후 수업.. 진짜 열심히 했었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 집에 PC 가 없기에.. 제 돈으로 micro:bit 이라던지 하는 기기들 사서 아이들에게 나눠주면서 나중에라도 이거 가지고 놀다 보면 코딩이라는거 더 잘할 수 있게 될꺼라고 하면서... 열심히 했는데.
방과후 수업 평가 최저점을 찍었습니다 ㅎㅎㅎ 아 시골 인심이라는거 무섭더라구요.
여튼 그러는 와중에 서울에서 사업 크게 하시는 지인이 오라고 하길래 냉큼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몇 없는 지인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네고..
...아 .. 세라네.. 요즘 아주 핫한 유튜브 스타가 되셨더라구요!? 오스틴입니다의 그 오스틴님이 세라 아빠에요 ㅋㅋ 제주도 살때도 늘 쾌활한 모습이셨는데 간간히 유튜브로 잘 나가는 모습 보니까 제가 다 뿌듯합니다.
https://www.youtube.com/@jejudoaustin
여튼.. 짐은 필수 짐 자동차 트렁크 1대분 + 택배 11박스로 끝냈습니다. 나머지는 죄다 당근으로 보내버렸구요.
지난 5년간 참 이런저런 다사다난한 일들을 겪고 지금은 세종시에 살고 있습니다.
애들은 자기들 고향을 제주도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ㅎㅎ
사실 세종시로 이사온것도 딱 1년되었네요.
앞으로 세종시 이야기.. 그리고 4년 정도 살았던 광명시 이야기도 좀 간간히 적어보겠습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