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중일기
마지막으로 적었던 글이 2017년 9월 이길래.. 10월부터 이어서 적어봅니다. 이제 제주에 살진 않지만 사진을 보면 그때 기억이 소록소록 떠오르네요.
7~9월의 무더위가 가시고, 여행객도 가시고.. 한산한 시기가 옵니다. 10월이었죠.
그런데.. 덥습니다. 애들이 덥다고 난리입니다. 바다... 가도 될까?
... 10월인데?;;
주섬주섬 챙겨 입고 판포리로 가봅니다. 사람이 아무도 없네요.
원래 이 동네는 주차하려면 여기저기 빈자리를 찾아봐야 하는데 주차장도 텅텅 비었습니다.
바다 들어가도 되나? 바다에 아무도 없어서 눈치가 보입니다(...)
일단 제가 베타테스터로 입수를 해봅니다. 오우... 물이 다릅니다.
9월에는 그래도 들어갈만했는데, 10월이라고 뭔가 아래에서 엄청 차가운 물이 올라옵니다.
포기. 어른이라면 그냥 하겠는데 애들은 괜히 감기 걸리면 힘듭니다.
제주도는 특히 제가 살던 저 지역은 병원이 없습니다. 애가 감기라도 걸리면.. 그것도 밤에 심하게 열이 올라오면 제주시까지 1시간은 걸려서 급히 차로 가야 했는데.. 그냥 조심하는 게 최고입니다.
대신 자전거나 타고 놉니다. 첫째는 저때도 자전거를 열심히 타더니 세종시에 이사 와서도 혼자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닙니다. 자전거로 거의 1시간 거리까지 혼자 다니더라고요 --;
2017년... 회사 관두고 제주로 온 게 2015년이었으니 햇수로 2년이 넘어갑니다.
살짝 막막함이 있었습니다.
원래는 열심히 책을 써서 생활비를 벌 생각이었는데 글쓰기도 지지부진.
그렇다고 딱히 다른 수입원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잔고는 나날이 줄어만가고...
아 저 때 학교에서 기간제 직원으로 일을 하긴 했습니다.
월 200만 원이었나... 그다지 유의미한 금액은 아니었지만 소소하게 식비 정도는 벌었던 것 같네요 -_- a
대출이 없었기에 월 200으로도 그냥저냥 생활은 가능했는데.. 사실 저거보다 더 많이 쓰게 되더라고요.
처음 제주에 왔을 때 한 달에 50만 원으로 생활했던 알뜰함은 온데간데없고..
매주 마트만 가면 30~40만 원씩 식재료를 사기 시작하는데..ㅎㅎ.. 애들도 참 잘 먹고 말이죠.
그때 아이가 제 카메라로 저를 찍은 사진이 있는데.. 몇 장 없는 제 사진입니다.
아이의 시선에선 제가 저렇게 보이나 싶어서 신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주도 동네 한량 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