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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공원 Oct 14. 2023

별일 없는 오늘도
기록할만한 어떤 날

프롤로그

작은방 안에서 거의 하루 종일 켜져있는 데스크탑 컴퓨터에서는 여느 날 처럼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평소 즐겨 듣는 노래인 ‘어떤 날’의 <출발>. 


하루 하루 내가 무얼하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거진 엇비슷한 의식주로
나는 만족하더군 
은근히 자라난 나의 손톱을 보니 
난 뭔가 달라져가고


익숙한 가사를 무심코 흥얼거리다가 ‘별일 없이 심심했던 오늘도 기록할만한 <어떤 날>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 일 없었던 것 같은 오늘도 혹시 뭔가가 있지 않을까?’하고요. 


지난 삼십 몇 년간 그저 그렇게 흘려보낸 시간이 아까워 별 볼일 없는 내 일상을 글과 그림으로 기록하려 애쓰던 때였습니다. 특별히 기록하고 싶은 반짝이는 하루를 서툰 글과 그림으로 옮겨보면 어쩐지 본래의 빛을 잃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특별할 것 없이 평범한 오늘을 네모난 칸에 담아보니 작게 반짝이는 것이 보이더군요. 내 눈에만 보이는 작은 반짝임이라 해도 별일 없는 하루를 다시 발견하는 것은 기쁘고 의미있는 일이었습니다. 


매일 아침 자신의 변해가는 얼굴을 기록한 누군가의 셀프카메라처럼 별일없이 비슷한 나날의 짧은 기록 속에 조금씩 변해가는 내 모습도 담기길 바라면서 "어떤 날"들의 작은 반짝임을 차곡차곡 모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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