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새로운 시작이야
12월 31일과 1월 1일. 고작 하루 차이지만 12월 31일은 왠지 후련하고 1월 1일은 마음이 들뜬다. 1월이면 무엇이든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뭔가를 해볼 새도 없이 1월은 지나가 버린다. 벌써 1월이 끝났다니, 받아들일 수 없다고 중얼거리는 것은 나의 새해 풍경이다. 아무것도 시작한 게 없는데 1월이 끝나간다고 푸념하자 Y가 말했다. “그럼 설 지나고 시작해요. 한국인은 설이 진짜 시작이야.”라고. 나는 그럼 3월에 시작하는 건 어떠냐며 웃었지만 문득 시작은 참 많다는 생각을 하며 안도했다.
사주명리학에서는 한 해의 시작을 입춘 이후로 본다고 한다. 학생들은 새 학기가 시작하는 3월이 한 해의 시작일 거다. 그리고 어떤 이들은 자신이 태어난 계절이 진정한 한 해의 시작이 아니냐고 말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가을에 태어난 나는 올해의 시작이 한참이나 남았다) 각기 다른 사정을 가진 사람들이 1월 1일이라는 같은 출발점에서 시작하는 풍경을 상상하니 웃음이 나왔다. 누군가의 시작은 내일이 될 수도 있고, 오늘 점심시간이 될 수도 있다. 스타트라인은 자신이 긋기 나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