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일기를 쓰고 있다

세 번째 어떤 날

by 박공원


칭찬일기를

쓰고 있다


부끄러운 말이지만 무언가를 보면 부족한 것, 고칠 것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타고난 성향에 직업병이 더해진 탓일까? 갈수록 심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할 때쯤 칭찬일기를 써 본 적이 있다. 스스로 하는 칭찬이 어색해서 "ㅇㅇ한 것", "ㅇㅇ하지 않고 ㅁㅁ 한 것" 이렇게 잘한 일의 리스트만 무미건조하게 적어 보다가 작심삼일 흐지부지 됐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칭찬일기를 다시 쓰게 됐다. 작년의 실패를 떠올리며 '~한 것' 끝에 '칭찬해!'라는 말을 덧붙여 봤다. 내친김에 보다 적극적으로 칭찬할만한 것이 없는 것 같은 행동도 긍정적인 부분을 찾아 '칭찬해!'라고 적어보았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7월의 첫 주말에는 아무리 주말이긴 하지만 너무 아무것도 안 했고, 먹고 싶은 대로 먹어댔다. 너무 먹어댄 탓에 몸이 무거워서 침대에 누워서 아이패드로 게임을 하다 보니 잠이 들었다. 무슨 칭찬을 해야 할까? 그래 주말이니까. 이렇게 쉴 때도 있어야지.

"먹고 싶은 대로 먹고 쉬고 싶은 만큼 쉰 것 칭찬해"라고 적었다.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월요일인 어제는 일을 마치고 쇼핑몰을 구경하다가 핫트랙스에 들어가서 펜을 샀다. "하늘 아래 같은 검정펜은 없다"라고 생각하는 나는 매번 비슷한 검정펜을 사서 돌아온다.(고백하자면 검정펜만 사면 다행이고 파랑, 빨강 등 기본 색상의 펜도 좋아하고, 특이한 색이 있으면 그것도 산다. 회색도 남색도 좋아하지만 자제해서 검정부터 사다 보니 비슷한 검은색 펜이 수두룩하다.) 습관적으로 드는 생각은 "아 또 펜만 샀네. 그림도 자주 안 그리는데." 음... 칭찬할 구석을 찾아보자. 찾아보면 있을 거야. 그래, 앞으로 하려고 산 거잖아. 이것도 다 작업에 대한 관심 아니겠어?


"작업을 하기 위해 펜을 샀다. 칭찬해!"


조금 과장되게 쓴 것이지만 써놓고 보니 정말 그래 보였다. 좀 더 잘해보려고 그런 건데 그동안은 자신의 단점만 봐왔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얼핏 불필요해 보였던, 결국 실패로 돌아갔던 나의 시도와 행동 뒤에 좀 더 잘해보려는 마음이 있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는 하루다. 7월 한 달은 부정적인 생각을 디톡스 한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써봐야겠다.


<오늘의 노동요> 황푸하 -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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