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날

별일 없는 오늘도 기록할만한 어떤 날

by 박공원


별일 없는 오늘도

기록할만한 <어떤 날>


컴퓨터에서는 여느 날처럼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평소 즐겨 듣는 노래인 '어떤 날'의 '출발'. 익숙한 목소리를 따라서 무심코 노래를 흥얼거리다가 '별일 없이 심심했던 오늘도 기록할만한 <어떤 날>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아무 일 없었던 것 같은 하루도 혹시 뭔가가 있지 않았을까? 그 뭔가를 그려보면 어떨까?


삼십몇년간 그저 그렇게 흘려보낸 시간이 아까워 별 볼일 없는 내 일상을 기록하려고 애쓰던 때였다. 지난 일기장을 뒤적이며 특별히 기록하고 싶은 하루를 서툰 글과 그림으로 옮겨보기도 했지만, 유난히 반짝이는 하루를 부족한 솜씨로 재현하려고 할수록 어쩐지 본래의 빛을 잃는듯했다.


하지만 특별할 것이 없었던 평범한 오늘을 네모난 칸에 담아보니 작게 반짝이는 것이 보였다. 내 눈에만 보이는 작은 반짝임이라 해도 기대 없는 하루를 다시 발견하는 것은 기쁘고 의미있는 일이었다. 매일 아침 자신의 변해가는 얼굴을 기록한 누군가의 셀프 카메라처럼 별 일 없이 비슷한 나날의 짧은 기록 속에 조금씩 변해가는 내 모습도 담기길 바라면서 <어떤 날>들의 작은 반짝임을 차곡차곡 모아 본다.

매거진의 이전글기록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