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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련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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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공원 Feb 28. 2021

달리 할 일도 없는데 달리기

박연습의 단련일기 

 


또 오랜만에 달린다. 거의 한 달 만인 것 같다. (한 달 만에 달린다고 해도 규칙적이라면 꾸준히 달리는 셈이다. 그렇다고 하자) 오늘 이렇게 달리게 된 이유는 크리스마스. 코로나가 덮친 2020년이지만 그래도 연말인데 밖에 좀 나가고 싶었다. 달리 할 일도 없는데 달리기나 하자 싶어 친구를 따라나섰다. 


목적지는 우리의 단골(10년 단골이라고 해도 나는 한 달에 한 번 갈까 말까지만, 잊을만하면 가고 있으니 단골이라고 치자) 카페. 차가워진 공기에 마스크를 쓰고 달리니 숨이 잘 안 쉬어졌다. 입을 크게 벌리고 숨을 쉬니 턱이 아팠다. 그렇게 7킬로 남짓 달려서 도착한 합정동의 카페. 커피 한 잔이 간절했지만, 마스크를 쓴 채 어정쩡하게 카페 사장님의 안부만 묻고 원두를 사서 다시 밖으로 나왔다. 한강 변에 있는 운동기구에도 사람이 앉지 못하도록 테이프가 칭칭 감겨있었다. 


환대받지 못하고 서성일 수밖에 없는 요즘. 어쩐지 존재가 죄송해지는 느낌이다. 그래도 하늘은 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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