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률이 떨어져서 나라가 곧 망할 것처럼 말한다.
하지만 정부의 인구정책은 맞은 적이 없다.
우리 어릴 때에는 낳지 말라더니 이제는 또 낳으라고 난리다.
이렇게 살기 팍팍한 세상에 비혼주의자에게 눈을 흘기고, 아기를 낳으면 애국자라고 추켜세운다.
학교에 10년을 훌쩍 넘게 있으면서 출생률이 진짜 문제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우리나라 청소년 사망 원인 1위는 자살이다.
영아보호소에 맡겨진 아이들은 대부분 해외로 입양을 간다.
비혼 부모가 아이를 키울 수 없다.
결혼한 부모도 둘이 같이 피땀 흘려 일해도 아이 하나를 키울 수 있을까 없을까 고민이 된다.
그렇게 키워도 아이는 자기 삶을 사랑하지 못한다.
이상한 구조 속에서 이상한 경쟁을 하며 이것이 정상인데 내가 비정상이라고 느끼면서 삶이란 비루한 것이고 재미없는 것이고 내가 세상에 나온 의미는 없는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이미 태어난 아이들 조차 보호하지 못한다.
보호받지 못한 아이들로부터 우리의 노년을 보호받고자 한다.
얼마나 이기적인 생각인가.
아이가 아이답게, 그 아이가 그 아이답게 키우지 못한다.
그런 삶을 살아온 2,30대가 아이에게 그런 삶을 살게 하고 싶지 않다고 치열하게 말하였다.
정부가 꺼낸 정책들이라는 것이 하나같이 코웃음이 나온다.
뭐가 문제인지 위에 있으신 분들은 정말로 모르는 걸까?
귀를 닫고 있는 걸까?
노동자들의 권리가 지켜지면 굳이 모든 아이들이 공무원이 되려고 노량진에 다 모여있지 않을 것이다.
열심히 일하면 내 집 한 채 정도 가지겠지 희망이 있으면 혼자 살겠다고 안 할 것이다.
학교가 재미있고, 아이들이 스스로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을 주면 태어난 아이들은 건강히 자랄 것이다.
아이들에게 희망이 있는 사회가 되면 출생률은 저절로 올라갈 것이다.
이게 어려운 생각이 아니지 않나?
쉬운 생각을 어렵게 풀어낸다.
정말 이상한 곳에 돈을 쏟아붓고는 왜 출산율이 오르지 않느냐며 청년들을 탓한다.
왜냐하면 지금의 구조로 있어야 편하게 살 소수의 사람들이 여론을 만들고 정책을 만들기 때문이다.
불과 얼마 전에도 20대의 꽃다운 청년들이 일터에서 죽었다는 이야기들을 기사로 접한다.
멀쩡한 제방을 무너뜨려 임시 제방을 대강 쌓고는 지하차도에 사람들이 갇혀 죽었다.
지하에 세 들어 살던 사람들이 죽었다.
초등학생들이 해외여행을 가지 않는 친구, 임대 아파트에 사는 친구를 거지라고 놀린단다.
세상엔 어둡고 무서운 이야기들이 가득하고, 희망적인 이야기가 들리지 않는다.
안전하고, 존중하고, 친절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예컨대 휠체어가 어디에나 다닐 수 있는 도로와 대중교통이 확충되어야 유아차도 다닐 수 있다.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디럭스 유아차와 신형 SUV를 구매할 수 있어야 아기를 낳을지 고민할 것이다.
사람이 목적이 되는 법과 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
기본에 충실한 정책이 절실하다.
사람이 사람다운 삶을 누리는 사회가 되어야 비로소 아기를 낳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