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정중히 요청했고 그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본 함대는 전범기를 달고 한국에 들어오겠다고 했고 총리는 개헌을 위한 작업들을 본격적으로 하고 있다.
일본은 이웃 나라에 준 아픔 따위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쟁에 대한 반성 따위 하지 않고 옛 영광을 다시 찾을 그 날이 곧 다가올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청산리 전투에 대한 자료들을 읽으면 읽을수록 나는 참담해진다. 그 승리의 전과를 더욱 빛내고 더욱 크게 기록하려 할수록 우리 독립군이 일본군에 비해 얼마나 작았는가 일부 지역에서 일어난 전역의 승리라는 것은 독립과는 얼마나 먼 이야기였을까, 그 먼 거리를 굶어가면서도 걷고 또 싸워야 했던 이들의 헛된 희망이 훗날 실현되는 것을 과연 그들 중에 몇이나 보게 되었을까 하고..
원래 있었던 독립군 기지들과 한인 마을들이 철저히 파괴되고 불타버렸다는 소식이 얼마나 참담하였을까 하고.
너무 멀었던 독립은, 쉬이 오지 않았던 독립은, 많은 이들의 희생을 토양 삼아 결국 왔으나 아직도 우리는 상처 투성이이고 일본은 아무것도 인정한 것이 없다.
잘못 뽑았는지 어쨌는지 아버지가 처음 한일협정을 맺었듯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돌이킬 수 없는 합의를 해버린 전 대통령은 감옥에 있지만 차라리 복역해야 할 형이라도 정해진 그에 비해 어떤 분들은 평생을 기약 없이 사과 한 마디를 기다리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일을 일으킨 자들의 후손은 당당히 옛 영광을 떠올리며 욱일기를 함대에 걸고 우리 영해에 들어오려고 하는 것이다.
나는 민족주의자는 아니지만 아마 우리 국민 누구라도 분통 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예전에 썼던 일기를 공개하는 이유는 너무 어이없는 글을 쓴 자가 참으로 당당해서입니다.
친일파 청산이 온전히 되었더라면 국유지나 공유지가 되었던 토지들에 대한 친일파 후손들의 소송에 대한 사유 재산 인정이 해방 이후에도 계속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면 그들은 초가집 한 칸도 가질 수가 없었겠지요. 원통합니다.
독립운동 연구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하는 요즘입니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은 제2차 세계대전에 연합국이 승리하였기 때문에, 일본이 패망하였기 때문에 당연히 수립된 것이 아닙니다. 오랜동안 목숨을 걸고 투쟁한 독립운동가들이 있었고, 독립을 열망하며 역시 목숨을 걸고 만세 운동을 했던 민중이 있었기에 수립된 것입니다. 저런 망언을 해도 괜찮은 자유로운 정부를 가지기 위해 또 많은 민중이, 민주화 운동에 헌신한 분들이 계셨기에 지금의 자유를 누립니다. 그러나 그것이 참으로 씁쓸하네요.
마땅히 존경받아야 할 분들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가졌는지, 그분들이 돌아오셔서 어떻게 살았는지 관심을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의 계기로 삼고, 독립운동 연구와 독립운동가 후손에 대한 복지가 더욱 활발히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저도 아주 조금 기여하기 위해 노력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