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너랑 나 같을 수 없지"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이어나가는 과정에서 회의감을 느꼈을 때 너는
"뭐가 그렇게 지쳤냐"라고 물었다.
"사람과 반복되는 인연이 지쳤어"라고 답했고
"무슨 일이야"라는 말에
"평소처럼 밥을 먹는데 허겁지겁 먹는 모습이 꼴불견이더라, 아니 생각해보면 늘 마음에 들지 않았어"라고 말해줬다.
"이성이냐"라는 너의 말엔 대답하지 않았다.
이성이 아니었던 이유와 너의 물음은 날카롭게 나의 연애에 관심을 표하며 답을 불러줄 거 같았다.
그저 잠시 내 세상에 초대하고 싶었는데 나갈 생각 없는 너의 모습에 당황하고, 들어와서 시큰둥인 너에게 실망하고, 밖에 서서 구경 다 했다며 날 단정 짓는 너도 싫은 게. 내 세상은 나만 있어야 하는 걸 알면서 외로움에 자꾸 불러들인 나를 탓하는 것으로 끝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