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

개인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할 때 사람은 무시한다.

by 드럼 대신 키보드

아무튼 그러한 불쾌한 작은 일들이 있었지만, 난 개의치 않고 출근을 했다. 아직 일할 만한 곳이 아니다라고 판단하기에는 너무 이르기니까. 하지만 내 생각처럼 그곳에서의 일들은 그렇게 쉽지 않았다. 초반부터 그렇게 기싸움을 거는 이유는 신입에게 일을 짬처리 하기 위한 서열 정리의 근무 환경이었음을 알게 되었고, 사무실 포함 3층으로 이루어진 매장에서 일하던 나는, 지하 창고실에서 먼지를 마셔가며 택배를 싸다가도 1층에서 자리를 비워야 한다고 1층에서 매장을 보고 있으라고 하면 1층을 올라가서 매장을 보고 손님이 와서 2층에 있는 의류를 구경하겠다고 하면 2층으로 안내 후에 2층에 손님이 피팅한 의류 정리, 1층에 입고된 의류를 실제 사이즈 측정 및 촬영분을 3층 사무실로 올려 스팀 다리미질, 그리고 가장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은 이 3층으로 이루어진 매장 말고 앞에 글에서 작은 매장이 하나 더 있다고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 작은 매장에는 프린터가 없어서 그곳 근무자가 무슨 제출서나 인쇄를 해야 될 일이 있으면 근무할 때 쓰라고 만들어 놓은 네이버 이메일로 이 3층 매장에 근무하는 사람에게 보내서 인쇄 후에 이 3층 매장에 근무하는 사람이 그 인쇄물을 작은 매장에 들고 가서 서명을 받아서 3층에 사무실에 또 올려다 줘야 하는 아주 노예 같은 시스템이었다.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니 정말 그 프린터 하나 얼마 한다고, 작은 매장에 없어서 제일 밑에 사람한테 그런 일까지 시켰는지, 정말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가도 그런 요청이 들어오면 나중에는 짜증이 슬슬 올라올 지경이었다.


그리고 앞전에 나랑 같이 입사한 동기인 이지훈(가명)씨는 그 당시 해고될 위험에 처해 있었다. 3층 사무실에 모여서 교육을 듣는 일이 있었는데 그때 졸지를 않나, 아침에 지각을 하지 않나 뭐 사실 이러한 것들은 피곤하거나 하면 누구나 다 한 번씩은 할 수 있는 일들이다. 하지만 내가 근무하는 3층 매장 말고 그 작은 매장에서 하는 업무도 만만치 않게 할 일들이 많았는데, 매일 작성해서 제출하는 파일이 있는데 같은 부분에서 계속 지속된 실수를 해서 안 좋게 평가가 되다 보니, 결국 그 사람은 해고 통보를 받게 되었다.


여기 일하는 사람들이 자기한테 기대가 많다고 했다니 등, 자기는 어디서 일 못한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울분을 토하는 그는 결국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될 무렵 무더위에 증발하는 수증기처럼 사라졌다.


나 또한 남 이야기 할 처지는 아니었고, 저 위에 많은 업무들 누구 하나 도와주는 거 없이 떠 맡기는 이런 지옥 같은 시스템 그리고 그걸 완료하지 못하면 본인이 살기 위해 본인 밑에 일하는 사람들에게 버럭 "화"만 질러서 생존 본능을 목에 핏대로 내비치는 이곳에서 나 또한 생존하기는 어려울 거 같다는 느낌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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