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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아 Nov 25. 2022

각자의 방어

진심으로 대하면 진심으로 상처받는다. 그래서 진심으로 대하지 않기로 결심했냐고? 아니다. 난 진심이 아닌 상태로 사람 대하는 방법을 잘 모른다. 가끔 가림막이 없어 힘들다. 하지만 내 선택에 따른 책임이니 탓할 사람도 없다.


감정이 중요하다. 어디를 갔고 무엇을 먹었고 뭘 해냈고 보다, 그래서 너의 기분이 어땠는지가 듣고 싶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에게 묻는다. 자주 물어본다. 난 사실 준 만큼 되돌려 받고 싶다. 솔직한 맘이다. 이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남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내가 뭘 느꼈는지는 궁금해하지 않는다. 난 그것을 뺀 근황은 딱히 나눌 내용도 나누고 싶은 것도 없다. 그래서 내 사람들이 자신을 노출하지 않으려 하거나 내 감정에 관심 없을 때 서운하다. (내 사람들에 국한된 얘기이긴 하지만)


그런 맘이 쌓인 어느 날 친구는 내게 중요한 사실 하나를 알려줬다. 사람들은 사람들 나름대로 각자의 방어기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감정을 얘기하지 않는 것이 그 사람의 방어기제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됐다. 상처받지 않으려는 몸부림일 수도 있겠구나. 나도 나름의 방어기제가 있다. 그래서 이해를 할 수 있었다.


만큼 되돌려 받고 싶은 본심이 자꾸 나의 부족함을 드러내서 아프다. 환승연애 현규는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었던 거지. 그건 마인드 컨트롤로만 되는 건 아닌 거 같다. 약한 부분을 드러내서 내가 얻게 되는 이점은 전혀 없겠지만 애초부터 내가 그런 걸 생각하는 사람이었으면 내가 되었을 리가 없을 거다. 난 10년 뒤에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게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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