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밭이 되기까지의 과정 정리
2020년 코로나가 시작되고,
집에만 있던 저는 우울감을 견디다 못해 밭일을
시작해보려고 밭에 다녀온 것을
브런치에 기록했었습니다.
염탐을 하러 밭에 갔던 날 만나게 된 세분의 아주머니들과 담소를 나누었던 내용을 쓴 후,
이랑 3개를 만들고는
‘이것은 내가 할 일이 아니구나!’를 느끼고
두번 다시 가지 않았습니다ㅎ
2020.04.04
2021년, 다시 조금씩 밭일을 하기 시작했는데요,
처음부터 참여한 것은 아니었고 엄마, 언니와 형부, 조카들 그리고 사돈 어르신들까지
모두 함께 고구마를 심은 것을 기점으로
저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2021.07.30
이후로는 제가 갈 때도 있고 안 갈 때도 있었지만
집안사람들 중 가장 시간적 여유가 있었던 제가
오다가다 한 번씩 들러
잡초도 뽑고 작물들도 따오곤 했습니다.
2021.08.04
제가 가장 좋아했던 것은 방울토마토!
4년 전 다이어트할 때 너무 지겹게 먹어서
그 후로는 입에도 안 대던 방울토마토였는데,
직접 길러서 그런지 바로 따 먹어서 그런지
달달하고 아삭한 것이 어찌나 맛있던지요!
고구마, 옥수수, 땅콩, 팥, 대파, 오이, 가지 등등
심었던 작물들을 모두 수확하였습니다.
대파는 갈 때마다 쑥쑥 자라서 너무 많아
지인들에게 나눠주기도 했고,
고구마는 예쁜 아이들은 다 나눠주고 올겨울 먹고도
아직 조금 남아있습니다ㅎㅎ
그리고 작년 겨울부터 올해 초까지
밭을 싹 밀고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이웃 아저씨께서 많이 도와주셨어요ㅠㅠ
너무 감사합니다!
수로 재정비를 위해 볼일 보고 돌아오는 길에 들러
정장 입은 채로 삽질하는 저ㅋㅋㅋ
컨테이너도 올리고
지반이 약한 부분에 포대를 쌓아 둑도 만들었어요.
그리고 조금씩 정리해서
지금의 멋진 600평 밭이 완성되었습니다!
이 몇 개월 간의 과정은
평일에 힘들게 일하고 새벽같이 음식을 준비하고
제 투정까지 받아주는 엄마,
작년에 발목을 크게 다쳐 수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일하는 가족들을 위해 새참을 준비한 언니,
토요일까지 일하고 유일한 휴일에 밭일을 도와준
형부와 사돈 어르신 두 분,
조막만 한 손으로 삽질을 도와준
귀염둥이 조카 1호, 2호,
바쁘신 와중에도 밭일에 서툰 우리를 위해
진두지휘해주신 이모부, 작은 외삼촌,
본인들도 아픈 곳 투성인데 엄마와 저를 위해
도와준 큰 이모, 작은 이모, 외숙모,
본인 일처럼 너무 열심히 도와주셔서 감사한데
지금까지도 폐를 끼치고 있는 이웃 아저씨까지
모두 함께 이루어낸 결과입니다.
너무나 감사한 마음입니다.
꼭 다 같이 맛있게 나눠먹을 수 있도록 우리 작물 친구들이 잘 자라주었으면 좋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