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컹
무겁게 문이 닫히고
빛은 유리창을 스치며
옆을 지나친다
누군가는 눈을 감고
누군가는 유리에 비친 얼굴을 바라본다.
그 표정은 마치
다른 시간에서 온 사람 같다
밖은 흐르고,
안은 흔들린다
창은 늘
그 경계를 가르고 선다
누군가는 뛰어오르고
누군가는
부러 걸음을 늦춘다
손잡이는 흔들리고
좌석 위엔
잔잔한 숨들이 쌓인다.
나는 본다
창 밖의 불빛이
한 사람의 눈동자를 스치고
사라지는 것을
이 열차는 멈추지 않는다.
지나고
또
다시 지난다
창에 비친 내 얼굴이
조금씩 희미해진다
창 너머로 아주 잠깐
빛이 스며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