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과 급성 사이
“끄응~~~~~~~~~~~~”
당최, 눈이 떠지질 않는다.
일어나기가 힘이 든다.
무언가, 나를 찍어 내리고 있다.
일어나야 돼, 일어나야 된다구!!!
팔꿈치를 지지대 삼아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일어나려 애쓴다.
그 순간, 파바박! 관자놀이에 가해지는 충격.
강한 통증 때문에 다시 푹! 쓰러진다.
이 놈, 또 왔구나.
수면시간, 수면 패턴, 기온, 습도가 매칭 되는 순간, 사정없이 날 덮쳐 가격하는 불청객.
두. 통.
두툼하고 묵직한 반원 모양의 자석이 전두엽과 관자놀이를 둘러싼 듯 내 머리를 짓누르고, 시시때때로 양쪽 관자놀이로 찌릿찌릿 강한 전류를 흘려보내 눈앞이 노래지게 만드는, 나쁜 녀석.
요즘같이 더운 날이 계속되면 이 불청객의 방문 횟수도 증가하고, 아침에 눈 뜨면서부터 다시 잠들 때까지, 싫다는데도 굳이 나와 함께 있겠다며 질척거린다. 끈질긴 녀석.
수분 보충, 눈감고 잠시 휴식, 타이레놀 몇 알 정도는, 이 녀석에게 잽이 안 된다.
이 녀석이 내 곁에 들러붙는 날은, 하루의 피로도가 몇 곱절 위로 뛴다.
가벼운 안경다리가 천근만근 느껴져 귓바퀴를 찍어 내리는 것 같고, 눈알은 퍽퍽하다 못해 빨갛게 핏줄이 서서, 결국 토끼눈이 돼버리고 만다. 뒷목까지 뻣뻣해지는 건 당연지사.
아아, 진짜 나쁜 놈. 지겨운 놈.
놈을 떼어 낼, 영원히 없애버릴 방법은 없는 걸까?
오늘도, 끝까지 함께 하겠단다.
미친, 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