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K Aug 03. 2016

그대에게

당신과 나 사이, 반 발자국만큼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 속, 어느 단계 즈음에 슬쩍, 불안한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나의 관심과 배려가 왜곡되는 건 아닐까,

혹시라도 내 호의를 부담스러워하진 않을까,

내가 반 발자국 다가갈 때, 그대는 한두 발자국 뒷걸음치는 건 아닐까, 싶은 그런 때.     


조금씩 더 알아갈수록 더 조심스러워, 그대의 표정과 몸짓, 기분을 살피게 됩니다. 어느 시점에 말을 걸어야 할지, 적절한 타이밍도 계산하면서.     


어찌 보면 조금은 피곤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런 과정이, 살핌이, 나는 싫지 않습니다.  

   

조금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대와의 非물리적인 거리가 5m, 3m, 90cm, 30cm, 그리고 딱 반 발자국까지 좁혀지는 걸 경험하는 게 스릴 있으니.    

 

내가 그대에게 다가가는 방식은 단기간에 그대의 방어기제를 무력화시키는, ‘강력한 한 방’이 아닌, step by step 방식이라, 그대에게 가까이 가기까지, 그대가 인식할 때까지, 시간이 조금 걸릴 수도 있습니다.  

   

특별한 재주도, 말솜씨도 없고, 그저 귀담아듣고 맞장구치는 게 전부이긴 하지만, 내가 그대를 생각하는 마음을, 그대가 딱 ‘반 발자국’ 깊이로만 이해한다 해도, 나는 참으로 행복할 것 같습니다.     


그대에게 내가, 부담 없고 편안한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그대에게 내가, 따뜻함과 푸근함이 느껴지는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그대에게 내가, 스파클링 워터처럼 청량함을 주는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필요하다면, 그대에게 내가, 작고 좁은 어깨라도 빌려줄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딱 반 발자국 거리에서, 그대 곁을 따라 걸어가는 나를 기억해주면 좋겠습니다.     


그대가 생각날 때 돌아보면, 그대 곁에서 미소 띤 얼굴로, 다정한 눈빛으로, 그대를 바라보겠습니다. 

    

그대와 나 사이, 딱 그만큼의 거리에서 따뜻한 온기를 머금고, 오랜 시간 함께 할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  



작가님들,

아름다운 밤, Good night!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대 곁에서.


매거진의 이전글 “시인의 밥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