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서 보이다시피 이 글은 아마 밝은 글은 아닐 것이다. 몇 주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글뿐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생활에서 슬럼프가 왔다. 대학교 공부를 하려 도서관에 앉아있어도 머릿속에 생각이 맴돌아 도저히 책에 집중이 되지 않았다.
내 슬럼프의 원인은 내 꿈이었던 의과대학원 진학 좌절이다. 몇 주전, 아쉽게도 호주 전역의 의과대학원에서 족족히 떨어졌다. 내 성적이 부족했던 건지, 포트폴리오가 부족했던 건지 잘 모르겠다. 아니, 모르는 척하는 건가.
다행히 시드니 치과대학원(편의상 치대라고 부르겠다)하고 서호주 치대에서 인터뷰 연락이 왔다. 아쉽게도 시드니 치과대학원에서는 인터뷰 후 떨어졌고, 서호주 치대에 인터뷰를 보러 엄마와 함께 다음 주 퍼스에 갈 예정이다. 엄마는 치대 결과가 나오면 내심 치대에 가길 원하시는 것 같고, 나도 그게 괜찮은 방향이지 않을까 싶다. 치대도 참 좋은 직업이니까. 다만 내가 원하는 꿈이 의대였기에 아직 미련이 남는다. 마지막으로 남은 서호주 치대도 못 붙으면 어쩌지? 이런 생각이 덜컥 내 마음을 흔들어 놓지만... 내게 "서호주 치대에 붙으면 그곳으로 갈 거야?"라고 물으면 또 확답을 내리지 못하겠다.
멜버른 대학교 랩에 들어가 Honours를 일 년 정도 더 하면서 의대를 준비하는 방법도 있다. 일 년 반 동안 Florey Institute에서 인턴으로 교수님 연구를 도왔고, 따라서 교수님들께 Honours에 관해 물어보았다. 아마 내 지원서를 받아주실 것 같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의과대학원 입학이 일 년이 늦추어 지기에 (게다가 입학을 할지는 불투명하다) 망설여진다.
내 미래에 관해 요즘 들어 참 고민이 많았고 또 한동안은 계속 고민할 것 같다. 내 앞길에 갈래길이 펼쳐졌는데, 내가 원하는 선택지는 보이지 않는다.
현실이랑 타협을 할지, 아니면 조금 더 꿈을 위해 달려갈지. 의대가 정말 내 꿈은 맞는지. 성적에 맞춰서 내 미래를 결정해야 하는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