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채에는 사이다만 들어가는 줄 알았지.
: 어떤 재료가 들어가든 화채는 맛있지.
내가 초등학생 시절 엄마와 함께 여름에 종종 만들던 간식이 있었다. 시원하고 톡 쏘는 사이다에 수박이 풍덩 빠져있어 수박을 베어 물면 사이다의 탄산이 은은하게 느껴지던 '수박화채'다. 사실 그렇게 자주 만들어 먹은 기억은 없지만 만들 때마다 재밌어했고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다. 그러다 학교에서 선생님, 친구들과 화채를 만들며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화채에 우유가 들어가다니. 그것도 사이다를 넣은 상태에서. 하지만 이미 들어가 버린 우유를 어떻게 할 수 없었기에 일단 한 숟갈을 떠 입에 넣었다. 이게 무슨 맛이지. 왜 맛있지? 우리 조에서 만든 사이다, 우유 조합도 신기했지만 다른 조에서 만든 딸기 우유 화채는 더한 충격이었다. 하지만 모두 맛있는 화채였던 것은 분명하다. 그렇게 각자의 개성이 담긴 화채를 먹은 그날은 아직까지 나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작은 수박 1통, 키위 3개, 블루베리 100g, 파인애플 300g, 사이다 800ml, 얼음
*4-5인분 기준
1. 수박은 껍질을 까서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준다.
사실 수박화채는 수박 그릇에 만들어야 제 맛이다. 그러니 특별히 모양을 생각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숟가락으로 수박 속을 푹푹 판 후에 수박 안에 화채를 만들어보자. 대신 수박의 밑바닥 부분을 평평하게 잘라주는 것은 잊지 않아야 한다.
2. 키위와 파인애플, 블루베리도 적당한 크기로 손질해서 준비한다.
수박을 제외한 과일은 어떤 것을 사용해도 좋다. 여름에 많이 나오는 천도복숭아나 자두도 좋고, 참외 또한 사이다와 만났을 때 맛이 꽤 괜찮다. 난 단지 색감을 예쁘게 하기 위해 키위와 파인애플, 블루베리를 선택했다. 만약 블루베리를 넣을 예정이라면 냉동이 아닌 생 블루베리를 넣는 것을 추천한다. 냉동 블루베리가 들어가면 수박화채의 색감이 탁해질 우려가 있다.
3. 큰 보울에 수박, 키위, 파인애플, 블루베리를 넣고 사이다를 부어준다.
난 어렸을 때부터 수박화채에 사이다만 넣어 만들어 먹었기 때문에 다른 재료들은 넣지 않았다. 하지만 우유나 밀키스 같은 음료를 넣는 경우도 굉장히 많다. 그러니 각자의 취향에 따라 우유, 밀키스, 설탕, 얼음 등을 추가로 넣어 새로운 화채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겠다.
Process
: 사이다 대신 과일만 잔뜩.
수박화채를 먹을 때 사람들은 대부분 취향이 두 가지로 나뉜다. 국물을 좋아하는 사람과 국물에 절여진 과일을 좋아하는 사람. 나는 후자다. 수박을 베어 물었을 때 사이다의 탄산이 느껴지며 나오는 수박 즙이 좋다. 하지만 사이다 자체를 떠서 먹는 것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애매한 수박주스 맛이 느껴진달까. 그래서 내 수박화채 그릇에는 사이다가 별로 없다. 과일만 잔뜩 올린 거의 과일 보울이라고 봐도 무관할 정도다. 그러니 각자가 원하는 대로 과일, 사이다, 얼음을 골라서 그릇에 잔뜩 올려 먹자.
Eat
내 요리의 레시피와 일상이 '영상'으로 기록되어있는 곳.
'수박화채'의 자세한 레시피 또한 여기에.
https://www.youtube.com/channel/UCYyBBZ9rBYjbA-oHENepISA
: '집에서 하는 그냥 요리'
https://brunch.co.kr/magazine/just-cook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