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재료가 모두 나와버려도 괜찮아.
: 아쉽지 않을 만큼 넉넉히.
지난달에 올린 '새우 타코'를 만들고 나서 꽤 많은 양의 토르티야가 남아버렸다. 타코와 치킨랩을 여러 번 만들어 먹었지만 왜 내 냉장고 속의 토르티야는 그대로인지. 그 토르티야를 털기 위해 찾은 요리가 퀘사디아였다. 퀘사디아는 대학교 시절 멕시칸 요리 전문점에서 한두 번 먹어본 기억이 있다. 바삭한 토르티야가 반으로 접혀있고 안에는 새콤한 듯 매콤한 속재료가 얇게 들어있어 사워크림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요리.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바로 치즈의 양이다. 토르티야에 들어있던 치즈의 양은 극히 적어 늘어나는 치즈가 한 두 가닥 정도였으니까. 그 한을 풀기 위해 치즈가 양껏 들어간 치킨 퀘사디아를 만들었다. 그렇게 내 욕심이 만든 대참사의 결과는 마지막 플레이팅에서 공개하겠다.
초록 피망 1/3개, 빨간 피망 1/3개, 양파 1/2개, 토마토 1/3개, 닭가슴살 1개, 토르티야 2장, 모차렐라 치즈, 토마토소스 4큰술, 소금, 후추, 올리브 오일 2큰술
*2인분 기준
1. 피망과 양파, 닭 가슴살, 토마토를 굵게 다져준다.
치킨 퀘사디아에 들어가는 재료들은 각자의 취향대로 바꿔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피망은 꼭 들어갔으면 한다. 피망과 토마토소스, 모차렐라 치즈가 만나면 피망 특유의 향긋함이 배가되면서 음식의 맛을 풍부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만약 피망이 없다면 파프리카로 대체해도 좋다.
2. 팬에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피망, 양파, 닭가슴살, 토마토를 넣어 볶아준다.
재료를 넣는 순서는 하나만 기억하면 된다. 토마토를 가장 나중에 넣어야 한다는 것. 토마토는 생각보다 빨리 익어서 퍼져버리기 때문에 너무 일찍부터 볶기 시작하면 토마토의 형태가 없어져버릴 것이다. 토마토의 싱그러움을 잃고 싶지 않다면 제일 나중에 넣어 살짝만 익혀주자.
3. 소금, 후추로 간을 맞춘 뒤 토마토소스를 넣어 가볍게 섞어준다.
4. 달군 팬에 토르티야를 바삭하게 구워준다.
그동안 내가 먹어왔던 퀘사디아는 분명 바삭했다. 하지만 내가 직접 만든 퀘사디아는 뚜껑을 덮고 치즈를 익히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토르티야가 눅눅해져 버린다. 그것을 감안해서 토르티야는 최대한 바삭하게 구워주는 것이 좋겠다.
5. 팬에 토르티야 한 장을 올리고 3번에서 만든 속재료, 모차렐라 치즈, 토르티야를 차례로 얹은 후 뚜껑을 덮어 치즈를 녹여준다.
: 내 과한 욕심이 만든 풍부한 맛.
난 예전부터 갖고 있던 의문점이 하나 있었다. 왜 시중에서 판매하는 피자나 퀘사디아에는 치즈를 애매하게 올려주는 걸까? 듬뿍 올려주면 더 맛있을 텐데. 그래서 직접 만들어 먹을 때 만이라도 내가 넣고 싶은 만큼 치즈를 양껏 넣었다. 그렇게 일어난 대참사. 속재료의 양도 적지 않았는데 거기에 모차렐라 치즈까지 많이 넣다 보니 토르티야가 그 양을 감당하지 못하고 뱉어버리기 시작했다. 최대한 예쁘게 플레이팅을 해보려 했지만 세상 투박하고 푸짐한 플레이팅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장담할 수 있다. 내가 그동안 먹어봤던 퀘사디아 중 제일 맛이 풍부하고 맛있었다는 것.
Eat
내 요리의 레시피와 일상이 '영상'으로 기록되어있는 곳.
'치킨 퀘사디아'의 자세한 레시피 또한 여기에.
https://www.youtube.com/channel/UCYyBBZ9rBYjbA-oHENepISA
: '집에서 하는 그냥 요리'
https://brunch.co.kr/magazine/just-cook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