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기: 아프리카 청춘이다 1
내 인생에 가장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여정, 그 첫 번째.
by
크림치즈
Nov 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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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없어졌지만 코이카라는 곳에서 군 복무를 대체하는 전형이 있었다.
나는 태권도 전형으로 세네갈에 지원했고,
합격하여 세네갈 국가대표팀 코치 자격으로 가게 되었다.
다른 지원자에 비해 워낙 어렸던 터라 솔직히 많은 기대 없이 지원했다가 덜컥 합격하는 바람에, 뭐랄까..
진짜 뭣도 모른 채 슉슉 지나가다가 눈떠보니 세네갈이었다고 해야 할까나.. 그렇게 아프리카 생활이 시작됐다.
이 나라는 무슬림 국가로,
주식은 쌀과 바게트였고,
언어는 불어와 아프리카 현지어,
온도는 기본 40도 이상으로 매우 더운 곳이었다.
처음 한 달은 현지 생활에 적응을 위한 홈스테이 시간을 한 달간 가졌다.
홈스테이 기간 동안에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학원에 가서 불어 공부를 했고,
나머지 시간은 홈스테이 하는 공간에 머물렀다.
이곳은 인터넷 사용이 안되었고,
미리 노트북에 다운로드한 영화, 드라마, 게임을 하면서 밤과 주말에 시간을 보냈다.
가끔은 그 마저도 정전 때문에 뜬 눈으로 밤을 새운 적도 있었다.
홈스테이 첫날의 저녁 시간,
가족들과 처음 인사를 정식으로 나누고 (의사전달도 제대로 못했겠지만..)
정갈한 마음으로 식사를 시작했다.
모두가 손으로 밥을 먹었다.
문득, 무슬림 국가에서는 오른손으로 식사를 하는 것이 예절이다 라는 말이 떠올라서,
나도 내 오른손으로 호기롭게 먹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날 보며 키득키득 웃기 시작했다.
외국인이 와서 손으로 같이 식사를 하니 신기했나 보다.
근데 계속 밥을 흘리니까 답답했는지 숟가락을 하나 가져다주었다.
현지식은 생각보다 정말 맛있었다. 지금도 생각이 날 정도이다.
사진 속 음식의 이름은 야사 뿔레.
양파 베이스로 만든 소스와 닭을 튀겨서 밥과 함께 먹는 요리이다. 나의 최애 메뉴였다.
가족들은 식사를 하면서 현지 이름을 내게 선물해주었다.
Omar Wan, 오마르 완.
26개월 동안 나는 오마르로 살았다.
그날 밤, 침실에 누워서 많은 생각을 하면서 잠에 들었던 것 같다.
어떻게 남은 26개월을 보내지... 눈뜨고 나면 한국이었으면... 그냥 육군 갈걸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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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청춘이다
01
아프리카 청춘이다: 프롤로그
02
나의 일기: 아프리카 청춘이다 1
03
나의 일기: 아프리카 청춘이다 2
04
나의 일기: 아프리카 청춘이다 3
05
나의 일기: 아프리카 청춘이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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