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평: 넷플릭스가 주문한 맛없는 잡탕밥
나는 영화 보는 걸 좋아한다. 영화를 볼 때, 작은 원칙이 있다면 아무리 못 만들고 재미가 없다 하더라도 웬만하면, 심한 비평을 하지 않는 편이다. 그 영화를 만들기 위한 창작자, 제작자, 배우 그리고 많은 스탭, 그 외 관계자, 그리고 그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밥벌이를 존중하기 때문이다.
최근, OTT 등 영화에 대한 접근성이 용이해짐에 따라, 포장과 내용물이 심히 다른 콘텐츠들이 난무하고 있지만, 적어도 그 포장을 열었을 때, 보는 사람이 예상하는 범주에는 들어 있거나, 그게 아니면 재미나 흥밋거리 혹은 감동 등 적어도 엔터테인먼트로 가치는 있어야 한다. 영상산업이 활성화되기 이전에는 영화 아무리 졸작(상대적인 평가지만)이더라도 한 편 한 편 그 자체가 가지는 소중함이 있었고, 영화의 절대적인 편 수 가 적고 상대적인 금액에서 제작비 부담이 지금보다 컸었기 때문에 제작을 하는 입장에서도 어떻게 해서든 좋고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썼을 것이다. 물론, 위에서 말한 것들은 글쓴이의 상대적인 개인적인 의견이다. 한 해 한 해 지나가면서 보아왔던 영화들이나 영상물의 양은 증가하지만, 인간의 창의력의 한계는 분명 존재하고, 어디서 보았을 법한 플롯과 장면 중복의 빈도수는 글쓴이 개인의 경험에서 비롯한 감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 카테고리를 작성하며, 서두에 분명히 말하고자 한다. 이 평가와 비평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임을 공표하고 시작하고자 한다. 최소한 글쓴이 본인이 생각하기에 "보지 않아도 좋았을 것들"에 대한 감상이 아닌 경험을 적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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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작전 (2022년, 넷플릭스)
모 햄버거프랜차이즈 광고였다. 이 영화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된 것은.... 우연히 티브이를 보다가 모 유명 햄버거프랜차이즈와 본 영화가 협업하여 신메뉴를 만들었다고 광고하고 있었다. 그래서 영화 정보와 예고에 대해서 찾아보니 나오는 배우들 차체로만 흥미를 가지게 해 주었다. 감독의 전작들도 다 보았던 건 아니지만 코미디 장르였던 '임금님의 사건 수첩'의 유머코드를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던 입장에서 나름 기대를 가지게 해 주었다. 그리고 예고편 역시 88 서울올림픽을 배경으로 화려한 차량액션물을 포함한 케이퍼무비를 표방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니었다. 사실 여기까지만 보고 영화를 안 보셔도 무방하다. 하지만 충분히 설득이 되지 않았다면 아래 몇 가지 이유를 좀 더 써 두었으니 읽고 보지 마시기를 권한다.
우선, 영화의 전체 플롯이 빈약을 넘어 없는 수준이다. 악당으로 상정된 정치인과 비자금 조성을 돕는 조력자들을 어쩔 수 없이 돕게 된 주인공 무리가 결국에는 권선징악의 결과를 만든다는 내용이다. 너무나도 뻔하고 예상이 되는 이야기 플롯이다. 하지만 영화가 나온 지 100년이 넘도록 이와 비슷한 내용의 영화 중 좋은 영화는 수십 수백 편 이상일 것이다. 영화 내용의 뻔함은 다른 영화 구성요소의 다른 부분으로 극복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플롯의 뻔함을 극복할 그 어느 요소도 보이지 않는다.
개연성이 전무하다. 과연 비자금을 배달하는데 외부인원을 써야 하는가? 과연 운전실력이 좋은 드라이버가 왜 필요한가? 비자금이란 은밀하게 오고 가야 하는데 왜 요란한 차량으로 동네방네 소문을 내며 다니는가? 그리고 올림픽 퍼레이드에서 말도 안 되는 소동극이며 비행기에서 떨어지는 차에서 살아남는 장면이며? 쓰다 보니 길어질 것 같아 이 정도만 적는다.
감독은 위에서 말한 플롯의 뻔함과 개연성의 없음을 레트로 감성의 영상, 음악, 의상 등으로 소위 '퉁'치고 싶어으리라 생각된다. 이 영화는 플롯을 전달하는 목적으로 영상을 구성함이 아니라 '요즘 레트로가 인기라니, 잘 버무리면 괜찮을 거야'라는 마음으로 영상에 플롯을 버무린 것 같다. 물론 그 레트로한 감성은 플롯의 비약과 개연성의 부재를 보상하기는커녕 레트로 하다고 구성한 내용들은 촌스러우며, 전혀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지도 못하다. 한 마디로 자뻑에 빠진 요리사가 만든 맛없는 이상하게 플레이팅 된 요리 같다.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여기까지만 쓴다. -보지 않아도 좋았을 것, '서울대작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