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몇 주 동안 외국에 나간 시댁식구가 들어와
자주 식사를 했다.
우리 집에서 식사를 차린다.
벌써 세 번째다.
다들 고맙다고 한다.
시어머니는 큰며느리가 신경 많이 쓴다고 칭찬한다.
요리도 잘한다고, 고생했다고, 고맙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당연한걸요. 하며 웃었다.
몇 년 만에 한국 나오신 건데요. 당연히 해야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지는 몰라도,
적어도 머리가 하는 거짓말은 아니다. 시댁의 중요한 일을 잘 마무리하여도 최선을 다 하고 싶었다.
설거지를 끝내고, 홀가분하게 침대에 누웠다.
갑자기 친정생각이 난다.
내가 이렇게 살가운 모습을 보이면
우리 엄마, 아빠, 오빠는 장하다고 할까.
서운하다고 할까.
우리 앞이랑 너무 다르다고 가식적이다 할까.
생각해 보면
같은 대한민국 아래 사는 친정도
서울사는게 뭔 대수라고
차 막힌다고, 복잡하다는 핑계로
집에 초대도, 내 손으로 식사를 차려준게
언젠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이런 딸이 있나. 나는 잘하고 있나.
이불을 뒤치덕 거리며
괜한 상처를 후벼 판다.
엄마의 카톡이 왔다.
’ 산딸기가 맛있어서, 감자가 맛있어서.
택배 보냈다. 더워도 밥 잘 챙겨 먹어라 ‘
엄마가 멀리서 나를 안아준다.
난 아파도 싸다… 난 울어도 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