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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율리 Aug 19. 2021

불변의 지혜

이솝 우화


지금의 인간이 인지할 수 있는 아주 먼 옛날부터의 역사,

한 사람이 오롯이 살아서 경험할 수 있는 시간, 개인의 역사는 비할 바가 못된다.

아무리 위대하고, 돈이 많고, 똑똑할지라도.



그 긴 시간을 놓고 보면, 인간이라는 존재는 한 없이 작기만 하다.

그 묵직한 시간 속에서 가볍기만 한 존재의 발전을 위해 얼마나 많은 변화를 추구해왔던가.


사람이라는 존재는 오묘하다.


다른 옷을 입고, 더 편한 탈 것들을 발명하고, 병을 치료하는 약물을 발견하고.

이렇게 다른 세상을 만들면서도 그 속에서 겪어내는 일상의 감정은 반복되고 닮아 있다.



무서울 정도로 발전하고 있는 세상을 살며,

우리는 옛날의 인간들보다 성숙하다고 믿고 있지만

근원은 변하지 않았다.

변한 것 같으면서도 변하지 않은 우리의 모습을 알면서도 잊고 있는 듯하다



이솝우화


동물에 빗대어 지혜를 찾아낸 기록.

어쩜 이런 생각을 했을까 놀랍기만 하다.


수천 년이 지나도,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몇몇 동물들을 통해

꼭 우리에게 환경이 바뀌었다고 자만하지 말고,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말해주는 듯하다.



짧고 굵은 동물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읽어 내려가며

어제의 내가, 나를 둘러싼 세계가 대입되며 고객가 끄덕여진다.


'정신 똑바로 차리자...'





이솝우화 205p - 사자와 늑대와 여우



회사생활도 오래 하고, 인간관계도 많다 보니 그 사이에서 누군가에 대한 불평, 험담 등을 하게 된다. 살면서 수 없이 뒤에서 투덜대 왔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뿜어져 나오는 감정을 쏟아내야만 살 것 같았던 그런 나날들 말이다.


그렇게 한바탕을 떠들고 나면 홀가분하면서도 찝찝하다.

'나 때문에 괜히 선입견 생긴 거 아니야?'

'혹시 내가 너무 속 좁아 보였나?'



시간을 건너, 나름의 꾀, 지혜가 생겼다.


나의 하소연은 술자리에서만, 그리고 친구에게만. 굳이 맨 정신에 토로하지 않고

아무래도 선을 지켜야 하는 선배 혹은 후배에게는 자제하려고 노력한다.



사실 어떤 상황이든, 사정이라는 게 있고 입장이라는 게 있는데

무조건 그렇게 불만을 내뿜고 나면 꼭 후회하게 된다.


'아.. 어쩔 수 없었구나. 이건 내가 잘못했네'



크고 작은 화살들은 알게 모르게, 나에게로 와서 박힌다. 타인에 의해서든 자의에 의해서든

그걸 여우는 잘 알고 있었다. 악의가 아닌 선의의 태도가 답인 것을.





+

소크라테스가 사형 집행을 앞두고도 탐닉했다는 이 책.

그 죽음의 순간에서 인간을 비웃었으리라.

이제야 세상을 알 것 같았던 그 순간, 그의 손에 들려 있었던 책이

지금 우리에게 있다는 게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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