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먹어버린 내 나이들은 잘 씹히고 소화되어

내 인생의 살과 피가 되어있을까..??

by 정은영

왜 맨 처음에 우리 선조들은...

나이에 관한 말을 할 때..

왜.. '나이를 먹었다'.. 란 표현을 했을까..?

스무 살 먹고. 서른 살 먹고...

마흔 살 먹고..

이미 흔적도 없이 먹어버려

다시 가질 수 없는 거라고

말하고 싶었던 걸까 '

스무 살을 가지다'.

'서른 살을 가지다'...라고

표현했더라면..

그래서 어딘가에 간직하고 있어

스무 살에 풋풋한 젊음으로

돌아갈 수도 있지 않을는지..


스물이 가지는

불확실한 열정에 좌충우돌이

버겁다면...

내 능력으로 인정받을만한 마흔은..?

이도 저도 고단한 삶이라면...

여든 노인이 되어

시원한 나무 그늘에 앉아

꾸벅꾸벅 졸다가..

조금 일찍 천국 소풍 가는 것은...

천상병 시인처럼...


지난날 내가 먹어버린 나에 나이들은..

잘 씹히고 소화되어

내 마음에 옥토가 되어있을까...

질기디 질긴 쇠심줄처럼

아직도 덜 소화된 채

쓰린 가슴 쓸어내려야 하는 것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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