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전령인 너...

by 정은영

적막하고 긴 밤에 바스락거리며 내리던 비가

아침까지 치적 치적 하더니

슬그머니 진눈깨비로 바뀌어 내린다

이러다가 하얀 눈발로 이어지는 건 아닐는지..

현관 앞에 올망졸망 돋아나 있는 튤립 새순들..

웬만한 눈에도 끄떡없는 단련된 꽃이라지만

아직 어리지 않은가..

염려가 되어 나갔다가 보게 된 노란 수선화..


누렇게 박제된 작년에 꽃들이 아직도 꽃대에

매달려있는 잿빛 화단에

봄에 전령처럼 초록잎 휘감은 노란 꽃으로

올해의 처음 꽃을 피워준 너..

생생한 생명의 입김으로

켜켜히입고 있는

내 마음에 겨울 외투를 단숨에 벗겨버리고

봄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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