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꽃..

by 정은영


어제 저녁에 이어

오늘 한낮에 폭우는 굉장했지요


천지개벽에 소리를 하며

몰아부치는 그 폭포수...


우리집 뒷쪽으로 작은 실개천이

냇가 구실을 하며 요란하게

흘러가더라구요.


지구가 이상 기후로 몸살을 앓는다더니 ..

지금까지 콜로라도의 한 여름이라면..

어림도 없는 이벤트. .

며칠째

이런식으로 한차례씩 내려주는

비로 인하여

서늘한 기운마져 느껴집니다.


온 세상을 헤집고 다니며

숨을 조여오던 뜨거움에

여름내내 시달렸던 나무들이

검게 그을린 잎사귀를 떨구고

무기력한 노인들처럼 서있다가

건드려질때마다 마른먼지로

쉰소리를 내던

그 동안에 여름들...


너무 뜨겁다고 불평했었는데..

이렇게 올 여름이 가버리나..

이른 서늘함이 아쉬워지기도..


어제 아침 실가닥만큼 자란 나팔꽃에

여린 새순을

성급하게 나누어 옮겨 심었는데..

그 빗발의 그악스럼에..

뿌리채 뽑혀버리지는 않았는지..

염려로 비 그친후 나가보니..

세상에...

그 난리를 겪었음에도

그 가느다란 몸통을

흙속에 굳건히 박고

결연히 서있는 모습이

대견하기까지..


머지않아 담을 휘감고 서있을

푸른 나팔꽃을 기대하며...

기대하며... .......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 답게 살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