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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책임

by 정은영

지난주에 50대 중반에 백인남자분이

방문하여

얼마 전에 그 요란했던 해일로

손상된 우리 집에 망가진

나무덱에 공사를 맡기 위해

가격과 서비스와 품질에 대해

최선을 다하여 설명하고 돌아갔다


그 뒤로도 며칠 간격으로

각각 다른 회사의 두 명이 더 와서

같은 방법으로 전하고 돌아간 후


열심히 설명해 준

다른 분들에겐 미안하지만

최종으로

제일 맘에 드는 조건을 내세운

그중에 한 분과

우린 계약을 하게 되었지..


미국에서 살면서 세일즈맨에 상담이..

무엇이 이상하랴만..

성사시키려 애쓰는 그들에 모습 속에서

녹록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아버지가 떠올려짐은..


오랜 세월 살았어도 고단한 언어와

문화의 한계 속에서

그들보다도 더 불리한 위치에서

시작하여 달리는 우리에 가장들...


소중한 가족을 위해

더 많은 장애물과 거절을 참아내며

의연하게 살아온 그들..

너무나 당연하다고 누려온

편안한 나에 일상이

이렇게 주어진 선물이었음을...

느끼게 하는 조금은 늦은 철이

나기도 한 계기가 되었댈까..


가장들만이 아니라 땀을 흘려야

먹을 것을 얻을 수 있는

이 세상에 모든 아담에 후예들에게

위로와 주님의 평강을 전하며...

감사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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